[기자수첩] 리뷰는 권리지만, 별점 테러는 폭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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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디지털 플랫폼 경제에서 소비자의 리뷰는 선택을 돕는 중요한 정보다. 좋은 음식점은 좋은 평가를 받고 서비스가 부족한 업체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이 자유시장 원리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최근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플랫폼의 책임과 소비자 보호가 한층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들은 또 다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바로 ‘별점 테러’라는 디지털 폭력이다.

배달 플랫폼에서 별점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다. 매출을 결정하는 신용등급이자 생존지표다. 평점이 소폭 하락하는 것만으로도 주문량 감소와 검색 노출 제한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본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별점 하나는 하루 매출을 좌우하고 가족의 생계를 흔드는 현실적인 위험이 된다.

문제는 모든 낮은 평점이 음식의 품질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배달기사의 배송 지연, 플랫폼 시스템 오류, 무리한 서비스 요구가 거절된 데 대한 보복성 리뷰, 심지어 경쟁업체의 허위 리뷰 의혹까지 다양한 사례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음식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영업이 위축된다면 이는 공정한 시장 경쟁이라 보기 어렵다.

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리뷰 운영 기준과 삭제 절차, 노출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해 플랫폼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준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악의적 리뷰와 허위 평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비자 보호는 강화됐지만 소상공인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리뷰의 자유만큼 리뷰의 책임도 제도화할 시점이다. 실제 구매자만 리뷰를 작성하도록 인증을 강화하고, 최저 평점에는 구체적인 사유를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음식과 배달 서비스를 분리 평가하고 허위·보복성 리뷰에 대한 신속한 심사와 반복적인 악성 리뷰 작성자에 대한 제재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플랫폼 역시 더 이상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다. 수많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시장의 설계자이자 관리자로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 알고리즘과 리뷰 시스템이 특정 사업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는 구조라면 이를 개선하는 것도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이다.

디지털 경제의 신뢰는 공정한 평가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근거 없는 별점 하나가 한 가게의 생존을 위협하고 한 가족의 삶을 흔드는 현실을 방치한다면 시장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권리는 더욱 두텁게 보장되어야 한다. 동시에 선의의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제도 역시 그에 걸맞게 정교해져야 한다. 진정한 공정은 소비자의 목소리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평가 문화와 균형 잡힌 플랫폼 생태계를 함께 만드는 데서 완성된다.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이러한 균형 위에서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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