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친청(친정청래)계는 선호투표 실시가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입장인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전준위의 결정에 따라' 선호투표를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고위원회는 오늘 안에 결정을 낸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문정복·박규환 최고위원. 2026.7.1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91ba712bd5395.jpg)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지난 7일 당대표 결정 방식으로 '선호투표'를 선택했다. 선호투표는 후보가 3인 이상일 경우 유권자가 후보별 선호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표의 2순위 선호를 남은 후보들에게 재배분한다. 이를 통해 과반의 지지를 받은 당대표를 선출해 대표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당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하루 뒤인 지난 8일 불거졌다. 지난달 24일 당 사무총장직에서 사임한 조승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에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철회하든지, 시행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연임 도전에 나선 정청래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전준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말했지만, 그 이후 당헌·당규 위반 논란이 있어 저도 당헌·당규를 살펴봤다"며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전준위와 최고위에서 현명하게 잘 결정하고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현재 친청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선호투표 실시가 당헌·당규를 위반한다는 점이다. 당헌 제25조 제4호는 당대표를 과반 득표로 선출하고,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친청계는 당규가 결선투표와 선호투표를 각각 별도의 투표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선호투표를 결선투표의 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날(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를 과반수 득표로 선출하고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를 명시하고 있다. 당규 역시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서로 다른 투표 방식으로 분명히 구분하고 당대표 선거에 당선인 결정 방식으로 결선투표를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행 규정의 개정 없이 당대표 선거의 선호투표제를 적용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맞지 않다"고 했다.
반면 친명계는 선호투표 실시가 당헌·당규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헌이 규정한 것은 '과반 득표'라는 원칙과 결선투표 실시이지, 구체적인 방식은 당규에 따라 전준위에 위임돼 있다는 것이다. 또 선호투표가 결선투표의 한 방식이고, 지난해 당무위 의결을 거쳐 당대표 선출 방식으로 채택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선호투표제는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을 거쳐 1년 전 전당대회에서 정식으로 채택한 결선투표 방식 중 하나"라며 "별다른 근거도 없이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데, 1년 전에는 찬성하며 아무 말이 없던 제도를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바꾸자는 것이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문정복·박규환 최고위원. 2026.7.1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e0fa3ef7d4119.jpg)
정치권에서는 후보별 유불리를 둘러싼 셈법이 갈등의 본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호투표는 2순위 표심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후보 간 연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준위는 전날 4차 회의를 열고 선호투표가 당헌·당규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연희 전준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기획 분과에서 관련 상황에 대해 보고는 있었다"면서 "현재까지 전준위나 기획분과의 입장은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준위의 입장과 별개로 최고위원회로 공이 넘어온 상황이다. 최고위는 이날 오후 9시쯤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만일 최고위 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표결로 결정하게 된다면 전준위에서 결정한 선호투표가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최고위 구도를 친청계 4명(문정복·이성윤·박지원·박규환), 친명계 2명(강득구·황명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표결이 이뤄질 경우, 친청계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전망 속에 강득구 의원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박지원 의원은) 지금은 평당원이 아니고 국회의원이다. 그러면 알아서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명직 최고위원(박규환)도 새로운 직무대행이 맡고 있으면 원칙대로 당 대표가 새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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