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안 마신다"…서울우유, 매출 2조 지키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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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2조1008억원…영업이익은 23.6% 감소
협동조합 구조상 안정적 원유 처리·수익성 개선 과제
A2우유·저지 디저트·발효유·수출로 수요처 다변화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프리미엄 우유와 디저트, 발효유, 수출 등으로 수익원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낙농가 조합원이 생산한 원유를 안정적으로 집유·판매해야 하는 협동조합 구조상 흰우유 중심의 사업 기반은 유지해야 하지만, 일반 흰우유 소비 감소와 포장자재·원부자재 부담이 겹치면서 원유를 고부가 제품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수익성 개선의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 '서울우유 A2+우유'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서울우유]

15일 서울우유협동조합 경영공시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지난해 매출은 2조1008억원, 영업이익은 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3.6% 감소했다. 조합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선 2023년 이후 3년 연속 2조원대 외형은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한 셈이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포장자재와 원부자재 등 수입 원료 가격이 환율 상승 영향을 받으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본업인 흰우유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전년 25.9kg보다 9.5% 감소했다.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1kg 이후 장기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지난해처럼 1년 만에 10% 가까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반면 발효유와 치즈 등 가공유 소비는 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가공유 소비량은 6.4kg으로 전년보다 33.3%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우유를 그대로 마시기보다 발효유, 치즈, 디저트 등 가공 제품 형태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우유 입장에서는 흰우유 시장 변화가 더 민감한 변수다. 서울우유는 흰우유 시장에서 45%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동시에 낙농가 조합원이 생산한 원유를 집유·판매하는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단순한 유제품 회사보다 원유 판로 안정과 수급 관리 부담이 크다.

서울우유가 택한 방향은 프리미엄화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말 2026년 사업 경영 목표로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를 제시했다. 일반 흰우유 시장을 지키는 동시에 A2우유, 저지우유, 디저트, 발효유 등으로 수요를 세분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표 제품은 A2+우유다. 서울우유는 국산 우유 소비 증진을 목표로 5년간 약 80억원을 투자해 2024년 4월 A2+우유를 출시했다. A2 단백질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의 원유를 분리·집유해 만든 프리미엄 흰우유로,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억1900만개를 돌파했다.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전체 원유를 A2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저지우유' 제품.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는 저지우유를 활용해 디저트 제품군도 넓히고 있다. 저지우유는 저지소 품종에서 생산한 우유로 일반 우유보다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높고, 유지방 함량이 높아 진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이다. 서울우유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저지우유 제품을 출시한 이후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푸딩, B2B용 소프트믹스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아직 저지우유가 전체 원유 집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서울우유는 하루 약 1900~2000t의 원유를 집유하는데, 저지우유 비중은 1% 안팎 수준이다. 다만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되고 프리미엄 디저트 수요가 커지면서 저지우유의 활용 범위는 넓어질 수 있다. 서울우유는 아이스크림, 푸딩, B2B용 소프트믹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고부가 라인업을 보완하는 모습이다.

발효유도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서울우유의 발효유 부문 매출은 2023년 1595억원에서 2024년 1764억원, 2025년 187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000억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흰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발효유는 상대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품목인 만큼, 원유 활용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 시장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서울우유는 최근 캄보디아 식품 유통기업 푸루소와 '캄보디아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푸루소는 프놈펜 등 캄보디아 24개 지역, 145개 도매상과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이다. 서울우유는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우유는 중국, 미국, 캄보디아, 남미 등 약 1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국내 흰우유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출은 원유 기반 제품의 판로를 넓히는 또 다른 축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다. 올해도 2조원대 매출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원부자재 가격 부담과 환율 영향이 이어질 경우 이익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치즈, 포장재, 플라스틱 용기 등 유제품 생산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 남아 있는 데다, 소비자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A2우유는 꾸준히 판매가 잘되고 있고, 발효유와 디저트, 수출 등을 올해 주요 추진 전략으로 보고 있다"며 "흰우유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소비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 제품과 새로운 수요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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