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경쟁 본격화…'明心' 업은 김민석, 당심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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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이겨야 할 선거를" "김 총리는 정말 뛰어난 리더십"
李 대통령 G7 출국길 김 총리 환송...정청래 대표는 '전북행'
김 총리·정 대표, 8월 17일 민주당 대표 선거 '라이벌'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통과...전대 '당심' 비중 더 커져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26.6.9 [사진=연합뉴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26.6.9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받아 든 성적표가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반면, '국민주권정부 초대 총리'인 김 총리는 이른바 '명심'(明心)을 등에 업은 모양새다.

당장 9일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길에 오른 가운데 환송 행사장에서 두 사람의 행보가 엇갈렸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을 떠나는 공항에는 여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게 관례다. 정부에서는 총리가 자리를 지키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다.

그러나 이날 정 대표와 여당 지도부는 환송장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김 총리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함께 이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도 자리를 지켰다.

청와대 측은 선거관리 부실 등 지방선거 후속 조치를 감안해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정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외국 순방길 환송 행사장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다. 김 총리의 이번 환송 자리 참석이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김 총리가 이 대통령 순방길을 환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시각 정 대표는 전북을 찾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을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김 총리가 공항에서 이 대통령을 환송한 반면, 정 대표는 전북 민심 수습에 나선 셈이다.

당은 이른바 '대리비 지급' 논란에 빠진 김관영 전 지사를 조기에 전격 제명하고 이 당선인을 공천했다. 이 과정에 정 대표의 의중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전 지사는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군산에서 제19·20대 의원으로 당선된 뒤 전북지사로 근무해왔다. 선거 기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전 지사의 지지율이 이 당선인을 위협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정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북 민심 역시 정 대표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이 당선인은 YTN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가 민심 수습 차원에서 전북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연락해서 오찬을 함께했다"며 이번 전북 방문은 민심 수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26.6.9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6.8 [사진=연합뉴스]

이날 환송 장면과 전북행을 계기로 김 총리와 정 대표를 향한 이 대통령의 평가도 다시 비교되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7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사임과 함께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그다음 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그는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고, 성과도 많이 냈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보여서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김 총리가 언급한 '다음 임무'에 이 대통령이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이 대통령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든 데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가 곧바로 당권 경쟁에서 김 총리의 우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원 표심의 영향력이 큰 구조다. 결국 당권 경쟁의 핵심은 '명심(明心)'뿐 아니라 '당심'을 누가 얻느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도 결정적 변수는 당심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를 선출했다.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서는 46.91%로 소폭 열세였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66.48%, 국민여론조사에서 60.46%를 얻어 박찬대 당시 후보를 눌렀다. 박 후보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대표적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올해는 당심 비중이 더 커졌다. 민주당은 지난 2월 3일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하는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제도는 이번 전당대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당원 표심의 향배가 당권 경쟁의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면 당내 반발이 클 텐데 현재 지지율이 워낙 좋으니까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지, 아니면 당에서 반발할지는 아직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지난해 전당대회를 보면 권리당원들은 정 대표에게 투표를 많이 했고, 1인 1표제로 당원 의중이 많이 반영되도록 변경됐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당원 사이 분위기가 어떻게 갈라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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