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파업에 평택·용인 긴장…삼성·SK 반도체 공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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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P5·SK 용인 1기 팹 공정 가속화 중
삼성 "영향 최소화"·SK "일정 사전 조율"
"당장은 버텨도 장기화 땐 영향 불가피"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레미콘 파업이 길어지면 공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죠."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의 휴업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는 공정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휴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레미콘 운송을 중단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운전자 약 1만1000명 가운데 전운련 소속 8000명가량이 이번 휴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차량. 차량 전면에는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차량. 차량 전면에는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

레미콘은 생산 후 통상 90분 이내 현장에 타설해야 하는 자재다. 운송이 중단되면 기초공사와 골조 공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반도체 공장은 일반 건축물보다 레미콘 사용량이 많아 수급 차질에 민감하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 경기 남부권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18만㎥의 레미콘을 소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는 경기 동부권은 32만㎥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역 소비량은 총 50만㎥로 같은 달 수도권 전체 출하량(202만3000㎥)의 약 25%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차량. 차량 전면에는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공사 현장.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 P5·SK 용인 1기 팹 공정 앞당겼는데…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양사가 최근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 구축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마지막 생산라인인 P5 팹(공장)2 착공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오는 7월로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9년이다. 기존 P5와 동일 구조의 '쌍둥이 팹'으로 건설해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첫 클린룸(청정실) 가동 시점을 내년 5월에서 내년 2월로 3개월 앞당겼다. 1기 팹에는 총 31조원이 투입된다. 해당 시설은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기반이 될 6세대(1c) D램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 전체 투자 규모는 최대 600조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현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공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레미콘 차량. 차량 전면에는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06.02 [사진=권서아 기자]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공사 현장 모습. 삼성전자는 P5와 후속 'P5-2'까지 포함한 초대형 메가팹을 구축 중이다.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시공하는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장에 일부 영향은 있으나 공정 조율을 통해 대체 작업을 우선 검토하는 등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화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공정 순서 조정, 일정 사전 조율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휴업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현재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운송 중단이 길어질 경우 공사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레미콘은 재고 확보가 사실상 어렵고 대체 운송 수단도 제한적이다. 실제 2022년 7월 수도권 레미콘 운송 거부 당시에는 공장 158곳이 가동을 멈췄고 업계 피해 규모는 하루 3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노조법상 근로자 인정 여부도 쟁점

이번 갈등의 핵심은 레미콘 운송기사의 법적 지위다. 레미콘 기사들은 개인 소유 믹서트럭을 운행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다. 특정 레미콘 업체에 전속돼 운송 업무를 수행하지만 개인사업자 신분을 유지한다.

전운련은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레미콘 운송기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았고, 3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 단위 노조 설립 필증을 교부받았다. 이를 근거로 수도권 단일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레미콘 제조사들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레미콘 기사들은 개인 장비를 보유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노조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레미콘 제조사 입장에서도 법적 지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교섭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레미콘 차량이나 타워크레인 같은 중장비는 일반 사업장 파업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다"며 "소수 인원만 집단행동에 나서더라도 건설 현장 전체가 멈출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중간에서 조율할 필요는 있지만, 노동3권 인정 여부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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