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달 수수료, 규제 말고 협의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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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 효과' 우려되는 배달 수수료 상한제
속도보다 세심한 정책 설계·민간합의 우선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공회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이 기구는 주요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단체가 모여 소상공인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덜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 [사진=아이뉴스24 DB]
. [사진=아이뉴스24 DB]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해 2월 첫 출범한 뒤 같은 해 10월 마지막 회의를 갖고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올해 4월 10일 사회적 대화기구 재개를 선언한 을지로위는 이달 안에 의미 있는 상생안을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입점업체 단체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2차 회의조차 열리지 못했다. 논의 재개 일정도 안갯속이다.

민간 합의를 통한 상생안 도출 과정이 삐걱거리자 업계의 긴장감은 여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사회적 대화기구가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될 경우, 수수료 상한제 등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여당을 중심으로 배달 수수료 상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다만 업계와 학계에서는 수수료를 강제로 규제하는 법안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외식업주, 소비자, 라이더, 플랫폼 운영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동하는 유기적 시장 구조에서 성급한 규제 도입은 풍선효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던 미국 등에선 이미 부작용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리 주오신 위스콘신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뉴욕 등 14개 도시에서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이후 배달 주문은 6.8%, 개인 음식점 순매출은 3.9% 감소했다. 배달 플랫폼이 손실 보전을 위해 수수료율 규제가 없는 인접 도시 식당 추천 비율을 늘리고,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배달 수수료를 높이면서 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잇따른 부작용에 결국 뉴욕시는 수수료율 상한선을 기존 23%에서 43%로 대폭 완화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등은 수수료 상한을 아예 폐지했다.

19세기 후반 인도 델리에서 코브라 개체 수가 급증하자 당시 영국 식민 정부는 코브라를 잡아 오는 이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초기에는 효과를 발휘했지만, 곧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주민들이 더 많은 포상금을 받기 위해 코브라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포상금 정책을 철회했고, 키우던 코브라들이 이곳저곳에 버려지며 델리의 코브라 수는 오히려 정책 시행 이전보다 늘었다. '코브라 효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았다.

수수료 상한제 역시 코브라를 줄이려다 되레 코브라를 늘리는 악수가 될 수 있다. 배달 산업의 비용 구조는 복잡하다. 중개 수수료 외에도 광고비, 프로모션 등을 결합해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상호작용 또한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단순히 수수료만 규제할 경우 다른 항목에서 연쇄적인 인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속도보다 신중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지만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 역시 계속됐으면 한다. 내수 경기 침체에 각종 비용이 치솟으며 외식 자영업자 사이 '죽지 못해 산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는다. 상생안 마련을 차일피일 미룰 기초체력 자체가 떨어진 상태다. 플랫폼과 자영업자, 관련 단체들까지 분명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겠지만 일단 협상 자리에 앉아야 한다. 싸워도 한 자리에 모여 싸워야 할 때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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