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아닌 법원과 싸우는 국힘, 공천 허송세월...당내 "출구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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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컷오프' 효력정지 남부지법과 장외전
정치적 해법 모색 없이 사법부와 '강대강'
불리한 정치 지형 속 공천 작업은 계속 지연
'2기 공관위' 박덕흠에 쏠린 눈…"정상화 시급"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여당이 아닌 '사법부'와 씨름하는 형국이다.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인사들이 잇따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재판부가 당이 아닌 후보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정권 견제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둘러 후보를 선정해 지역에서 표밭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정치적 해법 마련'은 주저하는 모양새다.

장동혁 대표는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법의 특정 재판부가 당 관련 사건을 자의적으로 배당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대표는 본인이 남부지법에 직접 질의한 내용이라며, "신청 사건이 접수되면 권성수 판사(민사합의51부 재판장)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사건을 먼저 본인에게 배당하고, 나머지 사건만 다른 재판부에 배당하며 골라먹는 배당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재판장과 남부지방법원장에게 공식적으로 요청드린다"며 "어떤 근거에 의해, 무슨 이유에 의해 이렇게 사건을 배당했는지, 국민들과 당에 설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남부지법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법원은 입장문을 통해 "민사 신청사건을 담당하는 2개 재판부가 있지만 민사 신청합의 사건은 수석부인 제51민사부가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다른 법원도 동일하다"며 "장 대표 또는 국민의힘으로부터 배당 관련 질문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결국 국민의힘 관련 사건이 한 재판부에 집중된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며 "오해받을 일을 왜 자초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재차 반박했다.

최근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입장에선 서울남부지법 민사 51부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있다. 재판부가 앞서 친한(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김영환 전 충북지사의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인용하며 당 운영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당 수뇌부 결정을 계속 뒤집으면서, 지방선거 공천 탈락자를 중심으로 가처분 신청이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당장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의 '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 가처분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도 전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울산시장 선거에서 컷오프된 박맹우 전 울산시장도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구청장 경선에서 탈락한 성중기 전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 서울시당의 단수 공천으로 중구청장 경선에서 자동 탈락한 길기영 예비후보 등 기초단체장 출마자들도 가처분 신청에 나서며 지선 공천 일정 전반이 지연될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는 이날 박승호 전 포항시장과 김병욱 전 의원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가 31일 국회 본회의 도중 6ㆍ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후보에서 탈락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주호영 국회 부의장을 만나기 위해 주 부의장의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사법부를 앞에 두고 지도부와 지선 경선 출마자들이 각을 세우는 눈살 찌푸려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전히 기존 컷오프 결정 관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날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의 사퇴 이후 장 대표와 만난 주 의원은 이날 MBC 뉴스투데이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법원의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판결의 뜻대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천 잡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기보다는 '법원 판단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장 대표가 전날에 이어 이날 연이틀 남부지법에 날을 세운 점도 이 전 공관위원장의 소위 '혁신공천' 의지를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당 안팎의 시선은 이날 출범한 '2기 공관위'로 향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새 공관위가 신속하게 경선 원칙을 재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컷오프 결정을 조정해 법원이 공천 과정에 개입하는 상황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선을 원칙으로 하는 공천이 돼야 하고 공관위원들도 그런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예외적인 경우가 생길 수는 있지만 우선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찾기 위해 경선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장과 충북지사 등 논란 지역에 대해 전원 경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한 당 광역단체장 경선 참여자는 "컷오프 결정 이후 새 후보자를 모집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1기 공관위가 결국 대선 경선 과정에서 벌어졌던 '한덕수 사태'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는 '공천 기준'을 제시해 공천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게 새 공관위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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