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예비군 통지서' 전달 안 했다고 가족 처벌하는 규정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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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청사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청사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가족 중 예비군의 병력동원훈련소집서(예비군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대주 등을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병역법 벌칙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대구지법이 헌법상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구 병역법 제85조 일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받아들여 위헌 결정했다.

심판대상 부분은 '제6조에 따라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전달하지 아니한 경우'다.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세대주, 가족 중 성년자, 고용주 또는 본인이 선정한 통지서 수령인'이다. 구 병역법 제85조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병력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 전달 업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로서, 정부는 직접 전달방식 외에도 우편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이나 전자문서의 방식을 사용하여 병역의무자에게 소집 통지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도 심판대상조항은 병역의무자 본인이 부재중이기만 하면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이라는 이유만으로 협력의 범위를 넘어서 세대주 등에게 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를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런 심판대상조항의 태도는 병력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의 전달이라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의 편의를 위하여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실효적인 병력동원훈련 실시를 위한 전제로 그 소집을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도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설령 그들이 소집 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아 행정절차적 협력의무를 위반한다고 해도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의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훨씬 더 중한 형사처벌을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고, 책임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과도해 비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세대주인 A씨는 2022년 10월 아들의 예비군 소집통지서를 수령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제청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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