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배송 거점"…새벽배송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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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영업시간 제한 해제 방침⋯'잠든 유통공룡'의 역습 가능해져
14년 만에 족쇄 풀리면 대형마트의 '준비된 도심형 물류센터' 가동
이마트 '속도' vs 롯데마트 '고도화' vs 홈플러스 '효율' 제고 '방점'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14년간 묶여 있던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하루 이른 시간대에 한해 일부 해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유통 산업에 지각 변동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전국 주요 점포를 배송 전초기지로 활용할 경우 이커머스에 내어준 새벽배송의 주도권을 어느정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 속에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마트는 당정의 새벽배송 허용안과 관련해 물밑 손익계산에 들어갔다. 정부·여당안이 현실화될 경우 전국 주요 점포는 단순한 판매 시설을 넘어 실질적인 도심 물류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당정 논의는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시간 규제를 손보는 게 핵심이다. 현행법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기업형 슈퍼마켓 등)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시간 규제가 사라지면 마트도 새벽 배송이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히 새벽배송 허용 여부에 국한하지 않고, 급변하는 유통 환경 전반에 대응하는 종합 대책으로 검토 중이다.

SSG닷컴과 이마트의 새벽 배송 이미지. [사진=SSG닷컴]

이마트, '바로퀵' 앞세워 배송 주도권 탈환 사활

새벽배송의 핵심 경쟁력은 '물류 거점'의 확보 여부가 좌우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만일 점포 내 도심형 물류센터(MFC) 구축까지 완전히 열릴 경우 마트 점포는 초밀착형 물류 허브로 진화할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 '대장주'인 이마트는 이미 이러한 변화에 맞춘 물류 거점 활용 채비를 마쳤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바로퀵' 물류 거점을 올해까지 9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바로퀵'은 고객 반경 3km 이내의 이마트 매장에서 식품과 생활용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오프라인 점포의 물리적 접근성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현재 이마트는 '바로퀵' 외에도 당일배송이 가능한 '주간배송' 거점 점포를 100여 개나 운용 중이다. 이번 규제 완화가 현실화 되면, 이마트는 별도의 대형 물류센터 투자 없이도 기존의 주간 배송망을 새벽 시간대까지 즉각 확장할 수 있는 독보적인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사실상 전국 400여 개 점포 전체를 언제든 물류센터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된 MFC' 체계를 갖춘 셈이다.

이마트는 규제 완화에 힘입어 올해 전국 주요 점포를 단순한 판매 공간에서 24시간 깨어 있는 '도심형 물류 허브'로 재정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선식품 소싱 능력이 뛰어난 대형마트의 강점에 촘촘한 배송망이 결합될 경우, 외곽 물류센터에서 출발하는 이커머스 업체들보다 훨씬 짧은 동선으로 '초신선 배송'이 가능해진다.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롯데·홈플러스, '품질'과 '가성비'로 이마트에 맞불

전국 560여 개 거점을 보유한 롯데마트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롯데마트는 올해 부산에 첨단 온라인 그로서리 풀필먼트 센터(CFC)를 준공하며 물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이마트 수준의 광범위한 새벽 배송망을 단기간 내 확보하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전국적인 온라인 주문 처리 센터(PP 센터) 인프라를 통해 주간 배송을 새벽 시간대로 즉각 확장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이마트와 달리, 롯데는 신규 CFC 건립과 기존 점포의 물류 효율화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도 전국의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마트나 롯데처럼 대규모 신규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기존 점포의 유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가성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형마트 규제 완화는 현재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희소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규제가 해제되면 전국 요지에 위치한 홈플러스 점포들이 즉각 물류 거점으로 전환되면서, 시장 경쟁력은 물론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게 제시할 '인수 매력도'가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말 111개까지 줄어든 상태지만, 전국 모든 점포에서 이미 PP센터를 운영 중인 만큼 별도의 대규모 투자 없이도 가동 시간만 늘리면 곧바로 새벽배송 전초기지로 변모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도심형 물류센터(MFC) 구축 허용까지 법적·행정적 절차가 남아있으나, 업계는 이미 주요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며 사실상 도심 물류 허브 시대를 열고 있는 셈이다.

마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 전국 모든 점포를 24시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외곽 물류센터에 의존하는 이커머스 대비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신선도를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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