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 새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에게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자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다만 갈등 해결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언급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순환출자 구조 형성에 의한 의결권 제한 등 법적 공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MBK파트너스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고려아연은 MBK와 함께 고려아연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타협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제안을 몇 가지 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 사장이 제시한 제안은 19명 이사진 수 상한에 맞춰 일부를 MBK 측이 추천하는 이사로 구성할 수 있다는 방안과 경영 참여의 길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다만 MBK파트너스와의 갈등 해결 방법론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 만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공정거래법상 불법적인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최 회장 일가 등을 형사 고발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박 사장은 이와 관련해 "저희는 위반이라고 생각을 안 한다"며 "저희를 고발을 하시겠다면 그 부분은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가려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법적 공방전도 사실상 시사했다.

박 사장은 경영권 분쟁 기간 동안 양측이 남발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할 의사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고소 고발과 건 관련해서는 별도로 제가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 "논의 과정에서 저는 충분히 해결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고려아연의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지분 인수와 관련해서도 박 사장은 수세적 입장만을 밝혔다.

그는 "(SMC가)고려아연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MBK에 인수됐을 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결국에는 고용의 불안을 당연히 갖게된다"면서 "현재 SMC가 매입한 매입 단가가 과거 3년 평균의 50% 이하로 샀기때문에 미래 가치가 있는 투자라고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 회사이냐, 주식회사이냐, 유한 회사냐, 이런 말이 많은데 본질은 고려아연과 영풍의 상호 출자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라면서 "공정거래법상의 외국 회사의 적용 여부 그리고 상법상의 외국 회사의 적용 여부는 좀 별개로 판단해야한다. SMC는 주식회사다"고 부연했다.

임시주총 이후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되고 있는 영풍 측의 의결권 회복에 대해서 박 사장은 "영풍에 관한 말씀을 오늘 제가 삼가하려고 한다"면서 "의결권 회복과 관련돼서는 저희는 뚜렷한 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