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연기 표결→취소…고려아연 주총 혼선 또 혼선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둘러싸고 극한대립이 펼쳐지면서 임시주총 연기 표결에 들어갔지만 이내 취소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됐다.

23일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에서 개최된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원해 계획보다 약 5시간 가량 지연돼 오후 2시경 개회됐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개회에서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주식 취득에 따라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영풍 의결권 제한 설명은 '두 회사가 10%를 초과해 서로의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각 회사가 상대방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법 369조 3항에 따른 것이다.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은 지난 22일 영풍정밀과 최윤범 회장 및 그 일가가 보유한 영풍 주식 19만226주를 575억원에 장외 매수하고 영풍 지분 10.33%를 확보했다.

영풍의 법률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이에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서 과거 50년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너무나 황당한 기분을 금할 수가 없고 강도당한 기분"이라고 반발했다.

MBK 측은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SMC는 외국회사에 해당해 상호주 의결권 제한에 관한 상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외국회사에 대해 일정한 상법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상법 제618조에서는 상호주 의결권 제한규정(상법 제369조 제3항)을 제외하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외국회사에 대해서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의 규정이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SMC는 고려아연 호주법인의 자회사다.

이 변호사는 또 "이런 의결권 제한은 당연히 법원에서 판결받은 이후에 (해도)늦지 않다"며 "주총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임시주총 연기를 두고 일반 주주와 영풍·MBK 측 법률대리인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양측을 지지하는 주주간 고성이 오가는 등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박 사장은 임시주총 연기 건에 대해 동의와 제청을 받은 후 표결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다만 임시주총 연기 표결에 대해서도 영풍의 의결권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임시주총 연기 표결에서도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설명을 들은 영풍 측은 다시 강하게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영풍 측의) 의결권을 제한해 버리면 (임시주총 연기 표결)부결될 게 뻔하다"면서 "왜 그런 의결에 찬성을 해서 회사 의도에 놀아나느냐. 그런 꼼수를 통해서 진행하는 경우라면 연기 결의 하고 싶지도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임시주총 연기 요청을 철회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는 답변과 함께 연기에 관한 표결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