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용현, 공동 출석…'계엄포고령 진실' 밝혀질까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 사건 4차 변론에도 참석할 전망이다. 내란 주요임무 종사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포고령 1호 작성 경위' 등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나올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심판 사건'(2024헌나8)의 4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기일에는 김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국회 측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 역시 같은 날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조 전 청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보류된 상태다.

지난 21일 변론기일에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출석한 윤 대통령은 이날도 출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3차 변론기일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8차 변론기일까지) 현재로서는 가능하면 출석하신다는 것이고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아마 출석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되는 김 전 장관 증인신문에서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공표된 '포고령 1호' 작성 경위 등에 대해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포고령에는 '국회·지방의회·정당 등 정치활동 금지' 등 위헌적 요소가 포함됐다. 현재 윤 대통령 측과 김 전 장관 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21일 3차 변론에서 포고령 1호는 계엄 형식을 갖추기 위한 용도였을 뿐이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차기환 변호사는 "포고령은 계엄을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고, 집행할 의사가 없었고 집행할 수도 없는 것"이라면서 "김 전 장관이 초안을 잡아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검토·수정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헌재에 김 전 장관이 포고령을 잘못 베껴 작성했다는 취지의 해명이 담긴 2차 답변서를 제출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최종 검토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하상·유승수 변호사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전 장관의 첫 변론준비기일 종료 후 "대통령이 검토했기 때문에 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했고, 김 전 장관도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포고령 작성 과정에서 관련 법전을 찾아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4차 변론기일에서는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지시에 대한 전말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당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쪽지를 받아 윤인대 차관보에게 맡겼는데, 이 문건을 받은 윤 차관보는 "계엄과 관련된 예비비 등 관련 재정자금을 확보하라는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3차 변론에서 비상입법기구와 관련해 "(쪽지를) 준 적 없다"며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을 통해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고 부인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해당 쪽지를 김 전 장관이 직접 작성했다고 인정하는 상황이다.

증인신문은 이날을 시작으로 내달 11일까지 예정돼 있다. 2월 4일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출석하고, 6일에는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나온다. 11일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