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국회의장 공관 침입"…요인 체포 정황 드러나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우원식 국회의장 공관으로 침입한 사실이 공관CCTV로 확인됐다. 국가 요인 체포에 대한 직접적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물증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사무처는 24일 비상계엄 당시 공관에 설치돼 있던 CCTV영상 3건을 공개했다.

첫번째 영상에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인 12월 4일 01시 42분, 서울 한남동 소재 국회의장 공관 담벼락 외곽을 걸어가는 계엄군 10여명의 모습이 담겼다. 두번째 영상 속 계엄군은 12월 4일 01시 50분, 국회의장 공관 정문에 계엄군이 집결한 뒤 일정 간격을 두고 늘어서서 공관에 대한 본격적인 감시와 통제에 들어갔다. 세번째 영상에서는 계엄군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선포 15분쯤 뒤인 오전 4시 45분 철수하는 모습이 찍혔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은 "이 사안은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의 신변상 안전에 관한 중대한 사안으로, 국회의장 공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전수조사해 관련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영상을 통해 국회의장 공관 주변으로의 계엄군 투입이 명백히 확인됐다"면서 "국회의장 체포 및 2차 계엄 정황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 공관에 병력을 투입한 사유가 뭔지, 공관에 출동한 병력의 정체는 무엇이며 누구의 명령을 받은 것인지 국방부는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당시 공관에 출동한 군부대 현황 및 출동목적, 무장 수준도 공개하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오늘 공개한 CCTV 영상을 통해 국회의장 공관에 병력을 출동시킨 사실이 확인됐다"며 "여러 가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수사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비상계엄 현장 사령관 중 한 명인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구속)은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받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에 사석에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던 사람들"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체포 대상에는 우 의장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 15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대상자 명단을 전달받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구속) 역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총 6차례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직접 했다는 사실을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