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187조원 규모의 증권사 보유 채권이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방법을 정교화해 이에 대응할 방침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일 금융투자협회장, 자본시장연구원장 및 증권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자본시장의 주요 현안 및 잠재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지난 9월 기준 증권사 총자산인 392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187조원의 채권보유금액이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금액도 15조6천억원으로 전체 채무보증의 67%에 달해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홍콩 H지수 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유럽, 미국 등 다른 지수를 기초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발행물량이 증가함으로써 지수변동에 따라 증권사의 헤지운용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진 원장은 이처럼 국내 증권업계의 핵심리스크 요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손실위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ELS 쏠림현상 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미국 대선 이후 금리, 환율 등 시장변수의 급등락, 유럽 은행의 부실 가능성 등 글로벌 이슈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증권업계 스스로 헤지포지션 조정, 듀레이션 관리 등을 통한 선제적인 위험관리와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방법을 정교화해 복잡다기한 위험요인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진 원장은 "최근 증권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차별화 등을 통한 핵심경쟁력 확보 노력보다는 단기성과만 강조하는 영업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불완전판매, 위법 자기매매 등 불건전·불법행위로 이어짐으로써 증권업계 전체의 신뢰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증권업계 자체적으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관리 등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또 상당수의 증권사가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를 영업부서 실적과 연동시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건전한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해 증권업계 스스로 애널리스트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향후 금감원은 현장 실태점검을 통해 수수료 구조의 타당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또한 조사분석보고서의 객관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업계와 공동으로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올 12월 중 '4자간 협의체'를 개최해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기준을 증권사 내부규정에 명확하게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고, 보수위원회 심의대상에 애널리스트를 포함하도록 해 애널리스트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유도할 계획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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