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투자 '24%' 급감…삼성 등 3대 그룹 33.5%↓

[김두탁기자] 삼성, 현대차 등 국내 30대 그룹의 올 3분기 누적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4%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소폭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와 직결된 유형자산 투자액은 27%나 감소했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등 3대 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10조원을 넘어 30대 그룹 전체 감소 금액의 92.7%를 차지했으며, 개별 그룹으로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9조원을 넘어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과 SK, GS 그룹 순으로 감소 규모가 컸다.

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30대그룹 257개 계열사의 올해 3분기까지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3천28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9조6천424억원에 비해 14조3천135억원(24.0%)이나 감소했다.

특히 설비투자인 유형자산 투자가 급감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작년 3분기 누적 54조3천473억원에서 올해는 39조7천356억원으로 무려 26.9%나 급감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87.7%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반면 무형자산 투자는 5조2천951억원에서 5조5천934억원으로 5.6% 증가했다.

30대 그룹의 절반이 넘는 18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다. 특히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3대 그룹의 투자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들 3대 그룹의 3분기 누적 투자액은 26조3천653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58.2%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투자액 39조6천383억원에 비해서는 13조2천730억원(33.5%)이나 줄어들었다. 30대 그룹 전체 3분기 누적 투자액 감소규모가 14조3천135억원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대 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전체 감소액의 92.7%를 차지하는 셈이다.

투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차 그룹이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15조2천649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5조8천306억원에 그쳤다. 1년 새 투자액이 9조4천343억원(61.8%)이나 감소했다. 유형자산 투자액이 13조9천782억원에서 4조3천348억원으로 9조6천434억원(69.0%) 감소한 영향이 컸다. 무형자산 투자액은 1조2천866억원에서 1조4천957억원으로 16.3% 늘었다.

투자 감소 2위는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3분기까지 14조9천261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12조9천45억원에 그쳐 2조216억원(13.5%) 줄었다. 유형자산 투자는 13조5천651억원에서 11조8천975억원으로 1조6천676억원(12.3%), 무형자산 투자도 1조3천610억원에서 1조70억원으로 3천540억원(26.0%) 각각 감소했다.

SK그룹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9조4천474억원에서 올해는 7조6천302억원으로 1조8천172억원(19.2%)이 줄어 감소액 3위에 올랐다. 유형자산 투자가 8조8천94억원에서 6조7천832억원으로 2조263억원(23.0%) 줄었고, 무형자산 투자는 6천380억원에서 8천471억원으로 2천91억원(32.8%) 늘었다.

이밖에 GS(-4740억원, -33.6%), KT(-3천331억원, -14.4%), 영풍(-3천48억원, -68.3%), 금호아시아나(-2천774억원, -48.1%), 현대중공업(-2천693억원, -36.4%) 그룹 등도 투자액 감소규모가 컸다.

반면, 3분기까지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그룹으로 3천268억원(6.3%) 증가했다. 롯데(2천488억원, 16.8%), 두산(1천582억원, 44.2%) 그룹도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어 CJ(1천570억원, 19.8%), 한화(1천545억원, 19.0%), 에쓰오일(1천415억원, 35.3%) 그룹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