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인수합병(M&A) 매물로 떠오른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CJ그룹이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는 한국맥도날드 측이 제시한 여러 조건들에 CJ측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번 인수전은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컨소시엄과 칼라일-매일유업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20일 업계와 CJ그룹에 따르면 맥도날드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지난 14일(미국 현지 시간) 진행한 본입찰에 CJ그룹이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6월 말 실시된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맥도날드 매각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맥도날드는 브랜드 파워가 좋아 매력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조건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현재 한국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직영사업을 매각해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직접 운용보다 위탁 사업자를 통해 로열티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법인은 현재 직영점 400여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매각가가 최대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그룹은 당초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함으로써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회사의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인수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자사 외식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매각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러나 CJ그룹의 기대와 달리 맥도날드가 제시한 거래구조와 가격 등의 조건이 매우 까다롭자 CJ가 이에 부담을 느끼면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스터 프랜차이즈 전환 구조'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 측이 제시한 매각 조건들은 CJ처럼 기존에 외식업을 하던 사업체들이 매력을 느끼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맥도날드가 훌륭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고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본사 지침이 까다로워 업체들이 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외식사업을 더 확장하고자 하는 업체들에겐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본사 지침에만 따라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식업에 새롭게 진출하려고 하는 곳은 욕심낼 수 있어도 기존 업체들에게는 장점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은 사모펀드 칼라일과 손잡은 매일유업과 간편결제 '페이코'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KG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NHN엔터테인먼트의 대결로 좁혀졌다. CJ 외에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미국계 사모펀드 TPG(텍사스퍼시픽그룹)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은 한국 외에도 중국 및 홍콩 맥도날드 매각 본입찰에도 참여한 상태여서 칼라일 측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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