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23일 총파업…"은행업무 비상"

[김다운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23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 측은 역대 최대인 10만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34개 지부가 관치금융 철폐와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오는 9월23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집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관치금융 철폐를 위해 지난 2000년과 2014년에도 총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그보다 큰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을 예고해 이날 은행 영업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조 측은 "은행의 모든 영업이 사실상 마비가 될 수 있어, 고객들의 은행 이용에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미리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가 금융공기업을 시작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이면서 금융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부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 이론을 내세워 쉬운 해고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에 나섰고, 그것이 바로 성과연봉제 전면 확대와 저성과자 퇴출제의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체계의 개편은 정부의 정책으로 강요할 대상이 아님에도 정부가 관련법 개정이나 노사 교섭 등의 합법적 절차를 일체 무시한 채 금융산별 노사관계에 직접 개입해 임금체계 개편을 강압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성과연봉제는 금융산업의 안정성을 훼손해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측에 대해서는 노사자율의 원칙에 입각해 산별 노사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낙하산 인사들이 금융산업의 장기적 비전보다는 당장 눈앞의 실적과 정권의 치적에 눈이 멀어 단기 실적주의를 부추겨 왔다"며 "키코사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깡통계좌 사태는 이런 금융기관의 단기실적주의가 초래한 재앙의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금융기관의 단기실적주의가 심화되고, 금융기관들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고객에게 더 큰 리스크를 전가시켜 부실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기관에 대한 부적격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며, 낙하산 인사가 자행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저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번 금융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오는 21일 오전에 점검회의를 열고 파업관련 은행권 대응책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