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다음 세대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 등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증강현실(AR)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션 니콜스 지사장)"
"증강현실(AR)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콘텐츠라면 가상현실(VR)은 영화관에 가는 것과 같다. 결과적으로 VR과 AR은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본다.(스콧 피셔 교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전 세계적인 성공으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진 증강현실(AR) 기술과 차세대 미래 기술인 가상현실(VR)에 대한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6일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VR·AR 인사이트' 기자간담회에서는 션 니콜스 블리파 일본 지사장과 스콧 피셔 서던 캘리포니아 교수가 참여해 각각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소개했다.
증강현실이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가상환경에 이용자를 몰입하게 해 실제환경을 볼 수 없는 가상현실(VR)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가상현실은 현실같은 느낌의 가상 공간의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로, 현재는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로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켓몬고'는 단순한 AR…키보드 불필요한 세상 온다
이날 션 니콜스는 "모두가 AR에 대해 알게 한 '포켓몬고'는 AR 중에서도 가장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AR 기술이 적용된 사례"라며 "AR의 진정한 의미는 현실 세상에 디지털 레이어(층)를 얹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2011년 설립된 블리파는 설립 3년 만에 기업가치 1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CNBC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 50개 중 19위를 차지한 회사다. 상품에 스마트폰을 가져가면 곧바로 해당 상품 정보를 증강현실로 알려주는 앱 '블리파'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는 전 세계 170개국 6천500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리파는 컴퓨터에게 반복 학습을 통해 특정 분야를 학습시키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통해 사물 인식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블리파의 지능 수준은 사람으로 치면 8살 아이 정도지만 추후 기술의 발달로 점차 똑똑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션 니콜스는 이같은 영상을 인식하는 기술이 다가오는 AR 세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세상이 다가오면 텍스트를 입력하는 키보드가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블리파의 목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사파리·크롬과 같은 브라우저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과거의 브라우저는 직접 텍스트를 타이핑했지만 블리파는 이미지를 스캔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기술 또한 다양해질 것이라는 게 션 니콜스의 견해다. 그는 "기본적으로 카메라가 탑재된 컴퓨터만 있다면 증강현실이 가능하다"며 "다음 세대에는 안경과 콘택트 랜즈 등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금의 AR은 현실 세상에 디지털 레이어를 덧씌우는 형태지만, 미래에는 AR 속 사물을 만지거나 작동시키는 등의 상호작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국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합쳐져
이날 스콧 피셔 교수는 종국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합쳐질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의 가상현실은 머리에 HMD를 뒤집어 써 경험하는 형태지만, 기술 발전으로 이같은 제약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스콧 피셔는 "콘택트 렌즈형 VR 기기와 같이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해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기기가 연구되고 있다"면서 "레이저를 이용자의 눈에 직접 발사해 가상현실 이미지를 제공하는 분야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스콧 피셔는 40년 가까이 VR 연구에 매진한 전문가로 1985년부터 90년까지 미국 미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한 VR 연구 '뷰(Virtual Environment Workstation) 프로젝트의 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는 우주인이 우주선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술을 위한 연구로 이 과정에서 그는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데이터 글로브, 3D 오디오 등 초기 VR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는 기기의 발달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여러 명이 동시에 하나의 가상공간을 공유하는 게 가능해졌다. 버추얼 컨퍼런스콜 등이 좋은 사례"라며 "현실에서는 위험해서 갈 수 없는 곳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하는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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