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착한 신동빈, 신동주와 '표 대결'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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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檢 소환 시 주총 참여 어려울 것 고려해 美서 日로 간 듯" 추정

[장유미기자]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압박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달 말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일본에 도착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미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이날 일본에 도착해 곧바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대비에 나섰다. 검찰 수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까지 되살아나면서 당장 '경영권 유지'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우선 신 회장은 일본에서 검찰 수사 상황을 계속 보고받으면서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경영권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이곳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업원지주회(지분 27.8%)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1.4%에 불과하지만 현재 종업원지주회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그룹 비상사태에도 귀국을 서두르지 않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이후로 귀국시기를 잡은 것은 검찰소환 조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홀딩스 주총이 열리기 전에 귀국한 뒤 검찰수사로 출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빚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2일 밤 일본으로 돌아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의 회계장부에서 수상한 거래 기록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표심 돌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과 함께 롯데그룹의 검찰 수사를 촉발시킨 책임 등을 물어 신 회장을 비롯한 현 임원진 6명을 해임하고 자신과 이소베 데쓰를 임원에 재임명하는 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로 복귀시키는 안도 함께 내놓은 상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롯데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을 통해 "롯데그룹의 사회적 신용과 기업 가치가 훼손됐다"면서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 경영 쇄신을 실현할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의 복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지난 15일에도 "해외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은 즉시 한국으로 귀국해 한국 국민과 한국 사회에 의혹을 해명하는 회견을 개최하라"며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도 일본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회견을 개최하라"고 촉구했다.

신 전 회장이 이처럼 연이어 긴급성명을 발표하며 신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검찰 수사로 수세에 몰린 신 회장을 누르고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신 회장은 당장 '경영권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보고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후 이날 곧바로 일본에 도착했다. 신 전 부회장과 또 한 번 표 대결을 펼쳐야 하는 만큼 종업원지주회 등 자신을 향한 표심 굳히기가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4일 미국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모든 회사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말 있을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해서는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주총이 끝난 직후 곧바로 귀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종업원지주회가 독립적으로 권한 행사에 나설 경우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로 인해 롯데 직원들은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인해 신 회장이 혹여나 경영권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 회장의 무고를 믿으면서도 혹여나 신동주 전 회장이 빈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염려 떄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표 대결에 나선다고 해도 종업원지주회의 전체 의견이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신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도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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