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티맥스소프트는 운영체계(OS)를 내놓으며 소프트웨어(SW)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티맥스는 10월 정식 출시 전 베타 버전을 공개하며 '애정 어린 채찍질'을 당부했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게 흘러갔다. 무엇보다 티맥스는 과거 OS 개발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겪고 재도전한 것인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활용여부가 문제를 일으켰다.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발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어 오히려 오픈소스 활용을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 반감을 산 모양이다.
오픈소스에 대한 얘기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이번 발표를 보면서 또 하나 눈길이 가는 지점이 있다. 바로 티맥스의 '묘한' 경영법이다.
'티맥스OS'는 제품명과 같은 이름의 회사인 티맥스오에스를 통해 발표됐다. 티맥스오에스는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세워진 회사다.
티맥스OS를 개발한 회사는 티맥스데이터다. 그런데 티맥스데이터는 스스로 '눈물겨운' 개발과정을 거쳤다는 그 OS를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새로 만들어진 티맥스오에스에 넘겼다.
티맥스오에스는 티맥스소프트와 이름만 비슷할 뿐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회사다. 대주주만이 박대연 회장으로 같을 뿐이다. 물론 개발비는 정산하도록 돼 있다곤 하나 쉽게 납득은 가지 않는 일이다.
티맥스오에스뿐만이 아니다. 따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티맥스가 행사 당일 나눠준 브로셔에는 티맥스클라우드라는 낯선 이름의 회사가 존재했다.
티맥스에 확인한 결과 티맥스오에스 설립 당시 함께 만들어진 회사다. 티맥스클라우드 역시 티맥스오에스와 마찬가지로 티맥스와는 관계없는 별도의 회사다.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가 티맥스클라우드 대표를 겸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런 방식이 처음도 아니다. 티맥스의 주력 제품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티맥스가 개발을 했지만 이후 티맥스데이터에 저작권을 넘겼다. 거꾸로 티맥스는 티맥스데이터로부터 판매권한을 샀다. 과거 OS를 개발하다 삼성SDS에 매각된 티맥스코어라는 회사도 티맥스소프트와는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였다.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제품을 박 회장 개인의 별도 회사를 만들어 넘겨주는 수법을 티맥스는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도덕성에 대한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물론 티맥스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다.
티맥스의 말을 빌리면 티맥스는 '4개의 경쟁력 있는'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 단지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회사들로 이뤄져 있을 뿐이다. 이런 경영 전략이 어떤 사업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인지 조금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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