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LG화학이 미래 고성장이 전망되는 바이오 산업 기반 잡기에 나섰다. 올해 초 인수한 국내 최대 농자재기업 '동부팜한농'의 사명을 '팜한농'으로 변경하고, 대표이사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19일 선임했다.
동부팜한농은 국내의 대표적 그린 바이오(농업, 식량) 기업이다. 국내 작물보호제(농약) 시장 및 종자·비료 시장에서 각각 1,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6천283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LG화학이 동부팜한농 인수로 대규모 투자 없이 그린 바이오 산업 시장에 진입한 만큼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인력양성 및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동부팜한농이 지난 2012년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다수의 종자 기업을 사들였던 몬산토코리아의 연구 인력과 소재, 브랜드를 인수, 바이오자원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추진했지만 경영여건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기환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LG화학이 연구소 등 사업기반을 갖춘 동부팜한농을 흡수한 만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확보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수출 비중 확대를 위해서 유통망과 판매망을 갖춘 외국계 종자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종자 산업은 단순 씨앗이 아닌 의약 등을 접목해 새로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복한산업"이라며, "종자 산업 특성상 개발, 육성해서 새로운 종자를 만드는 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R&D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글로벌 종자 및 제약 기업들은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예컨대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의 토착식물인 스타아니스(팔각회향)에서, 백혈병 치료제는 마다가스카르의 식물인 로지 페리윙클(로지밍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터키의 갈란투스(스노드롭)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개발, 상품화가 이뤄졌다.
KTB 투자증권 이충재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LG생명과학이 제약 산업에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그룹 전체에서 작물보호제나 종자 쪽에 집중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현재 동부팜한농의 주력 종자는 채소와 과일로 연구개발이 필수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당분간 팜한농의 사업안정화 및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인수합병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를 인용, "미래 인류증가에 따라 2030년까지 식량 자원에 대한 수요가 35%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농화학 산업이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인수합병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그린 바이오 산업 분야는 미래 식량부족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전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14년 1천억 달러(한화 114조2천500억원)를 형성, 오는 2020년에는 1천400억 달러(한화 159조9천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