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公, 금시세 반영 '호랑이 불리온 메달' 사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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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본부, 보안용지 등 해외와 민간기업에 공급 확대

[김다운기자] 신용카드, 간편결제 등이 대중화되면서 화폐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조폐공사가 '호랑이 불리온 메달' 출시로 신사업에 진출한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조폐공사 김화동 사장은 8일 부여 제지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조폐공사는 창립 65주년을 맞는 올해 매출 5천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매출 5천억원 달성이 재도약을 위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수익성 높은 사업의 발굴을 통해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은 물론 가격, 품질 등 고객의 요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기술사업화 노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조폐공사는 신사업으로 중국,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조폐국의 불리온 코인(Bullion coin, 지금형 주화)에서 착안해 불리온 메달을 출시한다. 불리온 코인이란 기념주화와 달리 금이나 은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화를 말한다.

조폐공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호랑이를 디자인 주제로 삼아, 공사의 축적된 압인제조 기술과 특수 위변조방지 기술이 적용된 호랑이 불리온 메달을 올 6월부터 매년 시리즈로 정례 출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광복 70주년 금 기념메달이 230만원에 달했음에도 높은 인기를 끈 것을 감안하면 불리온 메달도 큰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랑이 불리온 시리즈 메달은 기존 공사에서 출시된 메달과 달리 금 시세에 따라 판매가격이 변동되는 구조다. 중장기적으로 순금에 대한 투자가치와 함께 시리즈 메달로서의 수집가치를 더해 새로운 수집문화 창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불리온 메달 앞면에는 우리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되는 호랑이를 넣었고, 한글을 활용해 한반도를 형상화했다.

위변조 방지를 위해 한국조폐공사의 고유 홀마크와 보는 각도에 따라 글자가 변화되는 특수 기술인 잠상기법을 적용하고, 공사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금 순도(Au 999.9) 및 정확한 중량을 보증한다는 계획이다.

◆제지본부, 세계적 수준 화폐 용지 기술력 갖춰…해외 수출

조폐공사는 창립 이래 화폐와 신분증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개발·축적해온 위변조방지 기술도 민간기업에 적용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조폐공사의 위변조방지 기술은 시험성적서 등의 보안용지, 짝퉁 방지 기술 등에 적용돼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위변조방지 기술이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분야는 시험성적서다.

조폐공사가 2014년 기술설명회를 진행한 후 정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6개 기관이 기존 일반용지를 은화용지, 복사방해패턴, 스마트기기인식용보안패턴 등 보안기술이 적용된 조폐공사의 보안용지로 대체했다.

산업 부품, 생활·환경·서비스, 안전·보건, 교육·연구 분야 민간시험원에서도 적용이 이어져 지난해 기준 총 133개 기관과 계약을 완료해 23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조폐공사의 보안용지를 사용해 온 시험성적서 관계자는 "조폐공사의 보안용지 사용 후 아직까지 위변조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한국조폐공사가 만든 용지'라는 데에 매우 신뢰가 높다"고 전했다.

현재 800여 기관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계약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폐공사는 앞으로 각종 기관과 기업에서 사용하는 각종 중요서류, 식품·안전 분야의 인증서, 보석·토지 등의 감정서와 계약서 등에 공사의 보안용지가 확대되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파푸아뉴기니에 보안용지를 수출을 성사시켜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위조방지의 핵심은 용지 생산 기술이다. 인쇄로 위조화폐를 만들기는 쉽지만, 은화, 색섬유, 은선 등 첨단 위조방지 기술이 집약된 용지를 위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여에 있는 조폐공사 제지본부에서는 전 세계 10개국에서만 생산이 가능한 은행권(화폐) 용지를 생산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만이 생산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위조되면 안되는 수표, 여권, 상품권 용지도 만든다.

은행권 용지는 나무가 아닌 목화솜에서 펄프를 제조함으로써 내수성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은행권 용지 제조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조폐공사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페루, 중국 등의 해외에 매년 1~2천톤을 수출한다.

조폐공사 제지본부 유환신 생산처장은 "한국조폐공사는 은행권 용지 생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넓은 부분은선 삽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짝퉁을 방지할 수 있는 첨단 위변조기술의 민간기업 이전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짝퉁 제품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민간기업의 제품 포장지와 레이블 등에 위변조방지기술을 적용해 기업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공기업인 조폐공사가 개발한 최신기술을 개방하고 공유해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위조와 짝퉁제품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기업-공사-정부'가 윈윈하는 창조경제를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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