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금융,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인터넷 콘텐츠 업계에도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유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콘텐츠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서비스 기업 알리바바-유쿠투도우와 중국 OTT(인터넷 TV 서비스) 사업자 LeTV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쿠투도우는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는 오픈형 동영상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알리바바 그룹이 45억달러(한화 4조9천억원)에 인수했다.
유쿠투도우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제작사로부터 동영상을 공급받는 파트너십 전략을 발표했다.
이들 파트너사중에는 위앤스미디어, 모차메이좡 등 중국의 대표 콘텐츠 기업이 포함돼있으며 국내에서도 콘텐츠 제작사 메이크어스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유쿠투도우 샤오쥔 부회장은 지난달 말 한국을 찾아 CJ E&M 다이아TV, 트레져헌터, 메이크어스 등 국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전문기업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쥔 부회장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내며 우수 콘텐츠 인력에 대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LeTV는 중국 최대 IPTV를 운영하며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린다. LeTV는 중국 인터넷 콘텐츠 산업 분야 첫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멜론을 운영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현지에 합작 법인 설립을 합의했다. 한국과 중국의 아티스트들이 중국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에이전시 사업과 콘텐츠 투자를 위해서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내 게임사인 NS스튜디오와 손잡고 스마트디바이스게임센터(SDGC)를 설립해 국내 게임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LeTV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 직접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 인연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전문방송 온게임넷의 e스포츠 리그인 '스타리그'로 잘 알려진 위영광PD와 '롤챔스'의 원석중PD가 지난해 12월 중국 판다TV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인력 직접 채용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CN 비즈니스의 경우 생태계 특성상 국내에서 이미 중국 진출에 목말라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 자본 침투가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엔터테인먼트, 중국 자본 침투 심각
드라마, 영화 등 방송콘텐츠 분야에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 콘텐츠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 공동 드라마 제작 사례를 넘어 한국 드라마 제작사를 중국이 인수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미 텐센트 등 다양한 중국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져왔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 인터넷,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 25개 상장사와 비상장사에 총 2조9천606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연간 국내 직접 투자 총액은 지난 1992년 100만달러(12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11억9천만 달러(1조4천300억 원)로 연평균 37.6%씩 증가했다.
투자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콘텐츠 심의를 하는 등 한류 문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국내 콘텐츠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거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는 이미 많은 만큼 콘텐츠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M&A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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