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IM부문)의 수익성이 지난해 4분기에도 개선되지 못했다. 스마트폰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았지만 연말 재고 조정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전분기대비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익 3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고가 시장에선 애플, 중저가 시장에서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제조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 휴대폰 성적의 키는 다음달 공개할 갤럭시S7가 쥐고 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방어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린다고 해도 수익성은 결국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좌우해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예년 갤럭시S 시리즈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출시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M부문 매출은 25조원 영업이익이 2조2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대비 약 1조원이, 영업익은 2천억원 가량 줄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약 8천만대를 판매해 세계 1위를 수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IM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익이 2조원대에 머물면서 일년 내내 2조원 벽을 뚫지 못했다. 지난해 플래그십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로도 극적인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방어를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늘렸지만,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면서 영업익도 줄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조정과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의 증가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도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블릿은 갤럭시 탭 A와 탭S2 등의 판매 확대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치킨게임 예고, 플래그십폰 조기 출시로 '승부수'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다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스마트폰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삼성 뿐만 아니라 휴대폰 제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역대 최저인 0.4%에 불과했다. 애플은 13년만에 처음으로 분기(올해 1분기) 실적이 하락한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중국의 신성 샤오미는 야침차게 목표로 내걸었던 스마트폰 1억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하고 7천만대 선에 그쳤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휴대폰 사업부문(MC사업본부)이 적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한 자릿수 성장이 전망되는 성장 둔화 속에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력 강화와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감소해 스마트폰 판매도 다소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은 소폭 개선될 수 있다고 희망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기술 혁신을 통해 업계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은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을 갤럭시S6 출시 때보다 한 달 가량 빠른 오는 3월에 조기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와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꼽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웨어러블 등의 사업 기여도를 높이겠다"며 "삼성페이와 같은 서비스도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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