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이번 설은 장기 불황에 정부의 한우 사육 두수 감소 정책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정육 세트 등 고가 제품보다 중저가의 실속형 선물세트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키덜트 족' 등 특정 타깃 고객에 맞춘 이색 제품들도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이번 설을 앞두고 실속형 소비패턴 추세에 맞춰 다양한 품목들로 구성한 설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들은 한우·굴비 등 주요 인기 설 선물세트가 올해 가격 급등으로 수요가 줄것에 대비해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선물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7% 인상될 것으로 보이며, 굴비도 참조기 어획량 감소로 20% 내외의 가격 인상이 예상돼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과는 수확량이 늘어나 값이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우는 산지 가격이 작년보다 3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사전 물량 확보 등으로 선물세트 인상 폭을 10%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설 선물세트 경쟁 '점화'…실속형이 대세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이번주를 기점으로 내달 초까지 본격적인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에 나선다.
지난 11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을 맞아 선물세트 양을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려 준비했다. 품목별 물량은 한우가 10% 증가한 13만 여 세트, 건강식품이 15% 늘어난 18만 여 세트 등이다. 또 경기 불황을 반영해 3만~5만 원대 와인 등 중저가 선물세트의 비중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국 15개 점포에서 설 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에 돌입한다. 이번에는 주요 설 상품의 물량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더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육·굴비 등 설 선물세트 주요 품목의 가격이 5~15% 올라 실속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며 "옥돔·굴비 등과 같은 대체 상품도 1.5배 가량 늘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1일부터 전 점포에서 설 선물 본 판매에 나선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만개 가량 늘어난 35만 개 선물세트를 준비해 선보인다.
신세계는 설 선물로 수요가 가장 많은 한우의 경우 산지 가격이 20% 상승했음에도 8~15% 정도만 반영, 최대한 작년과 비슷한 가격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소비 확대를 위해 유통마진을 줄인 청과세트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도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에 합류했다. 고급제품부터 실속형 제품까지 다양하게 준비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피코크 제주 한우 드라이에이징 세트', '이탈리아산 생 트러플' 등 고가의 이색 요리 재료들을 선물세트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쿡방(요리하는 방송)' 인기와 함께 명절 때마다 10만 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의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10만 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과 추석에 전년보다 각각 7.4%, 13.5%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설에는 17일까지 판매가 58% 급증, 10만 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 매출 성장세가 확연하다"며 "한정판 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고객들이 선물을 고를 때 '희소성'을 중시하는 모습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2일부터 전국 점포와 온라인쇼핑몰에서 설 선물세트 판매를 진행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설 선물세트는 3천여 종으로, 장기 불황 및 소비침체를 고려해 5만 원 미만 중저가 선물세트 비중을 기존 60%에서 65%로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전 점에서 설 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를 실시한다. 이번에는 '쿠킹 컬렉션'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부터 실속형 선물세트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또 평소 점포에서 구매할 수 없는 '만재도 수산풀 세트', '남도 한우 갈비 정육세트 특호'를 온라인몰에서 선보인다. 2만 원대 알뜰형 과일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더 확보해 준비했다.
편의점 업체들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상품들로 구성된 설 선물세트를 앞세워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키덜트 감성을 저격하는 상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다른 유통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CU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엄선된 350여 가지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주요 소비층인 20~40대 키덜트족을 겨냥해 '레고 스노우스피더', '다스베이터 알람시계' 등을 설 선물로 선보였다. 또 '샤오미'의 IT 제품 10여 개와 설 인기 상품 20여 종을 한정수량으로 최대 43%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GS25도 설 주요 판매 상품인 한우, 굴비, 과일 등을 포함해 키덜트 족을 겨냥한 상품과 명장과 명인이 만든 상품 등 총 623종의 색다른 설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키덜트 족을 겨냥한 '스타워즈 비히클 2종'과 '스타워즈E7 RC BB8', '비밀의 정원+파커카스텔 36색 세트' 등이 있다.
또 한과명인 1호 김규흔 명인이 만든 '김규흔한과 4종'과 박순애 명인이 만든 '약과혼합 선물세트'도 판매한다. 이 외에도 편의점에서 찾아 보기 힘들던 킹크랩세트, 랍스타3입세트, 자연산대하세트 등도 선보인다.
세븐일레븐도 키덜트 족을 겨냥한 캐릭터 완구는 물론 컬러링북, 게임기까지 관련 상품 구색을 대폭 강화했다. 또 다양한 취향과 트렌드를 고려해 기타, 하모니카 등 힐링 악기와 미니 스마트빔,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채로운 취미 상품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설보다 선물 구색을 늘려 총 600여 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세븐일레븐 이진형 상품운영팀장은 "최근 스스로를 위한 셀프 선물족이 늘면서 이번 설에는 개성 있고 가치 있는 특별한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싱글족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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