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파리 기후변화회의 협정으로 불모지였던 국내 저탄소 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전기차 시장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지난 13일 폐막했다.
기존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신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고, 5년마다 국가별 이행점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감축목표를 상향해 제출하기로 했다.
14일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파리협정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역사적인 분기점"이라며 "각국별로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목표치를 변경하겠다는 합의안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저탄소 체제로 이행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파리협정 이후 주요 국가들이 이를 반대하려는 조직적인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위험국이었던 캐나다와 호주까지 최근 정권 교체로 적극 찬성으로 돌아선 상태"라며 "개도국들도 중국, 인도가 찬성하고 있어 분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경우 기후변화 감축에 대해 반대를 당론화하고 있는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선거결과가 파리협정 이행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파리협정 이행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가장 중요한 성장요소가 '저탄소 배출'이 될 것"이라며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계획을 수립할 때 이번 파리협정에 제출한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를 기준으로 삼고 정기적인 이행상황 점검이라는 국제 감시까지 받게 돼 실질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국내의 관련 시장 확대를 예상했다. 한국은 전기차, 풍력, 태양광 등 대부분의 저탄소 관련 산업의 불모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체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1%도 안되는 저탄소에너지원을 OECD 평균인 10% 이상으로 상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탄소배출 거래제 등을 이미 도입한 상태여서 당분간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가장 큰 폭으로 이뤄지고, 태양광, 풍력 등도 기조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의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투자가 미진했으나, 폭스바겐 사태와 파리협정이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2014~2020년 전기차, 태양광, 풍력 시장의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40%, 13%, 10%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으로 인한 수혜주인 삼성SDI, LG화학, 상아프론테크와 미국과 국내의 풍력·태양광 시장 활성화의 수혜업체인 동국 S&C, 에스에프씨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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