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올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는 유가 하락 효과에 따른 것으로, 만일 국제유가가 반등하면 영향을 부정적인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이 분석한 '최근 유가 하락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효과'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연간으로 1천100억달러를 낼 것으로 추정돼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원유관련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아서 원유관련 수출입은 통상 적자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관련 수출입 적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원유관련 수출 및 수입가격이 모두 연평균 10달러 하락할 경우 원유관련 수입 및 수출 금액은 각각 연간 약 120억달러, 약 40억달러 축소된다는 설명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드는 것보다 수입금액이 더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단순 계산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관련 수입 및 수출 가격이 모두 10달러 하락하면 원유관련 수출입액의 적자 규모가 연간 약 80억달러 축소돼 이 금액만큼 경상수지가 개선된다는 게 한은의 계산이다. .
국제유가는 지난해 9월 배럴당 10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하회하기 시작한 이후 금년 들어 대체로 50∼60달러대 수준에 머물다가 8월 이후 40달러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는 지난 1980년대 중반 원유증산시기, 1990년대 초반 걸프전 시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등 세 차례 유가 급락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1~8월중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배럴당 49.4달러) 하락하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입 적자 개선폭이 약 244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44억달러의 흑자 개선은 이 기간중 경상수지 흑자규모의 약 35%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경상수지 흑자 확대폭(155억달러)을 초과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원유관련 수입규모가 수출규모보다 큰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최근 유가 하락 이후 상품수지가 대체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원유관련 수입규모가 수출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 국제유가 변화가 경상수지의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최근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는 유가 하락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국제유가가 상승 반전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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