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되는 시계 '기어S2 밴드'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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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 UX 편의성 높아···헬스 기능 진화

[민혜정기자] 최근 스마트워치 업체들은 가장 아날로그 시계와 닮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크고 네모난 화면, 투박한 디자인, 손목에 돌을 얹어놓은 듯한 무게 때문에 스마트폰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제한되면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능이 많아지면 스마트워치가 소프트웨어적으로 무거워질 수 밖에 없고, 단조로우면 스마트워치를 살 필요성이 없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 이후 2년만에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출시했다. 기어S2는 지난 2일 출시돼 하루에 2천대가량, 전작 보다 2배 이상 많은 판매량을 보이며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화제의 기어S2 중 SK텔레콤 전용으로 3G 통신을 지원하는 '기어S2 밴드'를 써봤다.

우선 '기어S2'에선 동그란 화면이 제일 눈에 띈다. 화면이 휜 형태였던 기어S에 비해 훨씬 시계에 가까운 디자인이 구현된 모습이었다.

기어S2 밴드의 무게는 65g으로, 스마트워치치고는 가벼웠지만 아날로그 시계만큼은 아니었다.

이 스마트워치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화면만 동그랗게 만든 게 아니라 사용자 경험(UX)까지 원형 디자인에 맞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오디오에서 볼륨 다이얼을 조절하는 것처럼 원형 베젤을 왼쪽으로 돌리면 문자, 전화,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운동량, 날씨 등 자주 사용하는 위젯으로 들어갈 수 있다. 베젤을 돌려 문자나 메일을 읽을 수도 있다.

또 기어S2는 무선 도크 방식의 충전기로 충전한다. 기어S2 본체와 충전 거치대는 자석으로 부착된다. 시계만 거치대에 올려두면 충전이되니 편리했다. 한 시간이면 완충 됐고, 기본적인 알림을 받고 시간을 확인했더니 하루에 배터리를 50%정도 소비했다.

시계 메인 화면(워치페이스)을 매일 바꿀 수 있는 점도 좋다. 1천개 정도 워치 페이스가 마련돼 있는데, '삼성 기어' 앱에서 받을 수 있는 무료 워치페이스도 다양하다.

◆스마트폰 집에 두고 와도 걱정無

'기어S2 밴드'의 또다른 장점은 3G 통신을 지원해 스마트폰이 없어도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점. 또 이 제품에는 기어S2에는 없는 스피커가 달려 있어서 전화를 수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리점에 가서 T아웃도어 공유 요금제를 선택하고, 기어S2를 개통했다. 기어S2에는 심이 내장돼 있어서 별도로 심을 구매할 필요는 없었다. 기어S2에도 새로운 번호가 부여됐다.

기어S2 밴드로 전화를 하려면 스마트폰에 'T쉐어' 앱을 설치해야 한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을 때 폰으로 받을지 시계로 받을지 이 앱에서 선택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가 연동돼 있지 않는 상태라도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여서 한 기기에서만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워치'로 착신전환을 해 두면 스마트폰 번호로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도 기어S2에서만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전화를 걸 수 없다. 반대로 스마트폰으로 착신전환을 해두면 상대방이 기어S2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이를 폰에서만 받을 수 있다.

전화 통화 음질은 폰과 다를 바 없었다. 다만 전화를 건 사람의 목소리가 외부에도 들릴 수 있으니 블루투스 이어폰이 필요했다. 짐이 많아 쇼핑을 할 때 , 운동 중에 기어S2만으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다.

기어S2 밴드 '설정' 메뉴에서 모바일 네트워크의 '자동실행' 을 선택하면, 스마트폰과 기어S2가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는 블루투스로 연동이 되고,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고 기어S2만 차고 외출하면 별다른 설정 없이 자체 통신이 실행된다.

◆트레이너 빙의한 잔소리꾼?

기어S2 밴드에서 만족스러운 부분은 헬스케어 기능이었다. 헬스클럽에 개인 트레이너처럼 '움직여보라', '잘하고 있다'고 수시로 알려주는 점이 재밌었다.

한 시간 정도 움직이지 않으면 '몸을 움직여보세요'라는 진동이 온다. 빠른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힘내세요'라며 알람이 온다.

걸음 수나 소비한 칼로리량도 알려준다. '운동이 될 만큼 움직인 시간', '조금이라도 움직인 시간', '움직이지 않은 시간'도 표시된다. 심장박동 수도 측정할 수 있다.

이 모든 데이터는 스마트폰에 있는 S헬스 앱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

기어S2 밴드를 일주일 정도 써본 결과 스마트워치도 스마트기기로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패션 아이템으로, 미니 헬스기기로, 전화기로 시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고 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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