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앞으로 고액자산가 고객들에게는 맞춤형 자산관리 자문서비스로, 일반 대중 고객에게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 대응하겠다는 이원화 영업전략을 제시했다.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자산관리(WM) 영업에서 벗어나 자문에 역량을 집중하되, 핀테크 기술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의 박진회 행장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사업전략과 관련해 "5년 후인 2020년에는 20세기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성년을 맞아 경제활동을 하게 될 텐데, 은행들도 이에 대한 선투자, 앞선 모험이 필요하다"며 "모바일 투자를 늘려 모바일 금융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7일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하며 크게 호전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작년 2분기에 구조조정을 하면서 다수의 명예퇴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 적자를 냈으나, 올해 2분기에는 그에 대한 부담이 빠져나가면서 정상궤도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 행장은 "2분기 실적은 학점으로 치면 B 수준"이라며 "영업력에 의한 성과가 아니어서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로 지속성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문제"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각 사업부문별로 견실한 성장을 하기 위한 중장기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구성원들과 가치관과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지녔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고민의 시간을 거친 결과물로 나온 것이 씨티의 장기인 자산관리 사업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고, 스마트 시대를 맞아 핀테크를 접목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행장은 "앞으로 WM사업은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니라, 자문 방식으로 방향을 바꿔 고객의 수익 극대화, 고객 자산 보호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WM사업에 대해서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그룹의 브랜단 카니 수석부행장은 "고객의 예치금액 수준에 따라 고객층의 자산을 관리할 것"이라며 "고객의 투자목적과 수익률 추구,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해 맞춤형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자문서비스는 예치금액이 5천만원~2억원, 2억원~10억원, 10억원 이상인 고객들로 나눠 제공된다.
특히 고객에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때는 글로벌 은행인 씨티의 강점을 살려 국내외 금융사에서 훌륭한 외부 상품군을 적극 소개해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가 잘하는 WM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창출"
한국씨티은행은 고액자산가 고객에게는 맞춤형 밀착서비스로 대응하되, 예치금액 5천만원 미만인 일반 다수 고객에게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범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건비가 높은 은행 구성원들은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WM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이 높지 않은 단순 은행거래는 시스템으로 대응해 비용을 낮추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카니 수석부행장은 "세계적으로 고객이 은행과 거래할 때 스마트기기를 쓰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하려는 고객에게는 지점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오프라인 지점은 특정한 형태가 아니라,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를 지닌 창구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와 관련해 올해 4분기 중으로 서울 반포지점에 스마트한 은행지점 성격을 극대화한 '스마트골드허브' 지점을 열 계획이다. 예를 들면 각종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지점에 들어오면 15분 안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박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가에는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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