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의 해킹 대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138개의 인터넷 IP 주소를 공개했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탈리아 해킹팀의 내부 자료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간사인 신경민(사진) 의원은 19일 간담회를 통해 "해킹팀으로부터 유출된 400GB의 자료들 가운데 중요한 로그파일 두 개를 발견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해킹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log.csv'와 'log(2).csv'라는 파일을 확보했다. 이들은 각각 2014년 3월 4일 오후 1시 4분부터 5분 사이, 같은 날 오후 3시 44분부터 45분 사이 전 세계 70개국으로부터 해킹팀 본사로 전송된 IP를 담고 있다.
신 의원은 이 두 파일을 분석한 결과 한국 IP 138개, 중복을 포할할 경우 2천290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 파일에는 서울대, 경상대, 경북대 등 교육기관과 함께 한국방송공사(KBS) 등 언론사, 다음카카오와 KT 등 일반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이들 두 파일의 기록은 2014년 오후 1시와 3시 불과 1분 동안 해킹팀으로 전송된 것"이라며 "국내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해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14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국정원이 2012년 20명을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했고 대북 감시와 함께 연구용으로만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총 2분 사이 2천여건의 국내 IP가 전송된 점에서 국정원이 20명분이라고 강조한 사실은 전혀 의미가 없어졌다"며 "해외·북한 정보수집용, 연구용으로 썼다는 해명도 거짓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정원이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도 해외 해킹업체가 우리나라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고속도로를 깔아준 격"이라며 "국가 사이버 보안을 무너뜨린 책임을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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