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오는 2016년 중순부터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을 적용한 신규 공장(팹)을 가동할 전망이다.
최근 애플과 퀄컴 등의 파운드리 물량을 확대하고 나선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모리스 창 TSMC 회장의 말을 인용, TSMC가 2016년 중순부터 10나노미터공정 기반의 팹15 가동에 돌입, 연말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신규 팹15에서는 10나노 공정기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이하 모바일AP), 베이스밴드 칩, 서버용 칩, 그래픽 프로세서 유닛(GPU), 네트워크 프로세서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처럼 TSMC가 10나노 공정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자사 대비 앞선 14나노 핀펫 공정 기반의 양산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TSMC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6'용 모바일AP인 'A8'의 주요 공급업체로 선정, 애플 칩 수주가 늘면서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삼성전자가 차기 아이폰용 모바일AP 'A9'의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퀄컴도 차기 모바일AP '스냅드래곤820'을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앞서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2월 미국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10나노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TSMC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애플과 퀄컴은 단일 공급업체와 독점 공급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TSMC는 차기 아이패드용 모바일AP 공급을, 삼성전자는 차기 아이폰용 모바일AP 공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TSMC가 삼성을 견제, 미세공정을 앞당길 경우 차기 A9 물량을 일부 맡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TSMC가 올 3분기부터 16나노 공정 기반의 팹 가동에 조기 돌입, 생산수율을 개선하면 차기 아이폰6S 플러스용 'A9'까지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이엠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당초 삼성의 14나노 핀펫 양산시기가 6개월 앞서고, 칩 크기를 15% 가량 줄일 수 있어 아이폰용 A9칩 물량 대부분은 삼성이, 아이패드용 A9X는 TSMC가 수주하는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TSMC가 공정을 앞당기면서) 삼성이 아이폰 6S에 탑재되는 A9칩만 확보, 아이폰6S 플러스용 A9는 A9X와 함께 전량 TSMC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2천220억3천만 대만 달러(한화 7조 7천510억6천730만 원), 순이익 789억9천만 대만 달러(한화 2조 7천575억4천90만 원)를 달성, 전년 대비 각각 50%, 6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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