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회가 10일부터 이틀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이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한다.
이 후보자는 당초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황제 특강', 삼청교육대 근무 이력, 부동산 투기, 병역 특혜, 차남 건강보험료 미납 등 잇단 의혹에 '언론사 외압' 논란까지 일면서 청문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입 닫은 이완구, 남은 의혹은?
이 후보자는 현역 입영 판정을 받은 차남이 병역을 면제받은 과정에 대한 의혹, 차남 소유 토지를 둘러싼 투기 의혹, 본인의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구속 등 총리 내정 직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우송대 석좌교수 시절 6번 특강하고 6천만원을 받았다는 '황제 특강' 논란이 불거진 뒤 이후 이 후보자의 입은 굳게 닫혔다. 그는 "특강 외 학교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반박했지만 의혹이 해소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자가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 근무 시절 계엄사령부가 '불량배 소탕계획(삼청계획 5호)'을 입안, 4만여명을 삼청교육대에 수용한 것과 관련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혹도 논란거리다. 이 후보자는 "문서 수발 등 행정요원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부동산 투기는 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충청 출신인 이 후보자가 70년대 이후 서울 강남의 신반포 2차 아파트, 신반포 3차 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순으로 이사하며 자산을 늘렸다는 게 야당 측 주장이다.
본인 병역과 관련해선 애초 부주상골(평발)을 사유로 보충역 소집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이후 공개된 병무청 기록에서 1971년 첫 신체검사와 1975년 재검 당시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이에 이의를 제기,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차남의 경우 병역면제 부분은 공개 검증 이후 의혹이 다소 잠잠해졌지만 2011년 8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미국계 로펌 폴헤이스팅사에서 일하면서도 이 후보자 또는 형의 '지역 세대원'으로 등록,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낙마시 朴대통령 타격…여권 '비상'
자고 나면 불거지는 의혹에 더해 이 후보자가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자신에 관한 의혹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가 혹 낙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만약 이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박근혜 정부 들어 4번째로 낙마하는 총리 후보자(김용준, 문창극, 안대희, 이완구)가 돼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게 될 뿐 아니라 여권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완구 총리'의 제청을 받아 실시하려던 개각에 차질을 빚게 된다.
아울러 4명의 총리 후보자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 속 청와대 인사 시스템 논란이 재연되고, 이는 가뜩이나 추락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더욱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비상이 걸렸다. 이제 막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하게 되면 당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은 지난 8일 만찬 회동에서 이 후보자 인준을 위한 총력전을 결의했으며, 청문회에서는 당 소속 의원들이 이 후보자를 적극 엄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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