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현대글로비스 주식 13% 매각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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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규제 취지 부응·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

[정기수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현재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3%가량을 재매각한다.

이는 대기업 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천627만1천460주(43.39%) 중 502만2천170주(13.39%)를 매각키로 하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진다.

예상 매각가격은 5일 현대글로비스 종가(23만7천원) 대비 2~4% 할인된 22만7천520~23만2천260원으로 정해졌다. 블록딜 대상 물량이 전량 소진되지 않을 경우, 주간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에서 잔여 물량을 인수키로 했다.

이번 블록딜 재추진의 본래 목적인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 개정 취지에 적극 부합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은 이달부터 전면 시행된다.

또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시장에서는 블록딜 재추진 여부 및 시점 등에 관심이 적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 재추진은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부응하고, 블록딜 재추진 여부를 둘러싼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매각 추진을 놓고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한 뒤 마련된 실탄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을 교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블록딜 성사 이후에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현 지배주주의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 지위(지분율 29.99%)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지배주주 지분율은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현대차 등의 현대글로비스 보유지분 등을 감안하면 우호지분은 40% 수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가치 창출 구조에서 물류 분야의 주축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향후 현대차그룹 경영권 지속성 확보 및 안정화 작업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 성사를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한 뒤 대주주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향후 중장기적 지분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한층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공정거래법 취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사업기회를 대폭 개방하는 등 계열사간 거래를 축소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해 왔다. 그 결과 공정위 기준 현대글로비스 내부 거래비율은 2012년 35.0%, 2013년 29.2%, 2014년(9월 누계기준) 23.8%로 지속 감소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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