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펀딩 뉴스'를 아시나요?
다음카카오 '뉴스펀딩'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펀딩'이란 독자가 읽고 마음에 드는 기사(매체, 기자)를 후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뉴스 서비스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9월30일부터 '뉴스펀딩'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시작 하루 만에 모금액이 1천200만원이 넘어섰고, 한달 사이 6천700만원이 넘게 펀딩됐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로도 잘 알려진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경우 '당신 소송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기획 연재를 통해 약 7천600만원이라는 모금액을 펀딩받으며, 이른바 '언론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전신 화상 환자의 삶을 담은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의 '우리 아이는 왜 거울을 안 볼까?' 기획은 지난 11월19일 하루에만 1천300만원을 펀딩받았다. 현재도 펀딩 중인 이 기사는 목표 모금액 1천만 원의 2배가 넘는 2천100여만원을 펀딩받으며, 계속해 목표 모금액을 갱신하고 있다.
기사도 다양화하고 있다. 서비스 초반 사회 이슈 기사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환율 문제를 다룬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기자의 '환율전쟁, 우리 주머니 노린다'(286만원),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의 '故신해철, 그대에게'(5천500만원) 등도 독자의 관심을 받으며 서비스 폭을 넓혀가고 있다.
독자들이 마음에 드는 기사를 보면 최대 1만원까지 '펀딩'해 기자의 사기를 높여주는 방식인 '펀딩뉴스'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도전이다. 재미를 위해 도입한 '펀딩 목표금액'은 매체가 자유롭게 결정한다. 결제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은 매체에 그대로 제공된다.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이런 도전에 나선 배경을 알아보면, 언론사들의 낯이 뜨거워진다.
서비스를 기획한 다음카카오 김귀현 뉴스펀딩 총괄은 "하루에 2만건의 기사가 포털로 전송돼 들어오는데 좋은 기사는 묻히고 제목만 수정한 '어뷰징(abusing)' 기사가 판을 친다"며 "트래픽 기반의 기사 유통 구조에서 새로운 기치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아래 뉴스펀딩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제목장사'나 '제목바꾸기' 등 독자를 속이며 '클릭수를 따먹는' 가짜기사'가 아니라 사용자와 공감할 수 있는 뉴스를 제공하면서도 언론사에 실질적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펀딩뉴스를 기획했다는 것.
새로운 뉴스 스타일을 찾던 다음카카오는 전세계 유료 모델을 찾던 중 네덜란드 '드 코레스판던트'를 롤 모델로 삼아 이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말한다.
'드 코레스판던트'는 지난 2013년 9월 출범한 온라인 저널리즘 플랫폼. 1년에 6만5천원 이상을 후원한 독자에게 구독권을 주는데 최근까지 후원금이 20억원 가까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 코레스판던트는 기획안을 등록하고 비용이 모이면 그때부터 취재에 들어가는 사전펀딩 모델이 대부분. 반면 뉴스펀딩은 기사를 먼저 작성하고 모금하는 사후펀딩 시스템이다.
◆펀딩금액 목표액 넘어서며, 트래픽 상승 이끌어
그렇다면 펀딩뉴스의 효과는 있는 것일까?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펀딩뉴스의 페이지뷰는 일반 기사의 평균보다 4~5배 가량 높다. 페이스북 '좋아요'의 다음카카오 버전인 '공감' 지수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공감 지수 상위 10건 중 7~9건은 뉴스펀딩 기사다.
그러나 다음카카오 측은 펀딩뉴스에 대해 뉴스의 '유료화'의 기반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한다.
그는 "그동안 포털사는 언론의 콘텐츠를 정해진 틀에서만 유통할 수밖에 없었지만 뉴스펀딩은 이러한 형식에 관계없이 기자와 독자가 같이 만들어가는 서비스로 다양한 관점과 품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기 위한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펀딩뉴스의 클릭수가 높다고 기존 기사의 클릭수가 낮아졌다거나, 기존 기사들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면서 "좋은 뉴스에 대해서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상식적지만 의미 있는 뉴스시장의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뉴스펀딩 필자군을 주류 언론사 외에 프리랜스 작가, 유명 인사 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총괄은 "뉴스펀딩은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가 소통하는 창구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모든 분들이 우리 필자"라며 "기사 형식도 텍스트든 영상이든 오디오든 구애받지도 받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해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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