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지난달 수출실적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수입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무역흑자 기조는 유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액은 469억9천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0억9천만달러로 전년동월(20억4천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13억8천400만달러로 4.0% 줄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56억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2월부터 34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전달(2.5%) 대비 크게 떨어져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수입 증가율도 전달 -3.0%에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일수가 1일 감소하는 등 수출은 다소 감소했으나 일평균 수출이 증가한 점을 볼 때 호조세는 지속됐다"며 "유가하락 영향으로 월간 수입액이 감소해 흑자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는 애플 및 중국업체와의 경쟁심화로, 석유제품·석유화학은 유가하락으로, 자동차는 기저효과로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철강제품은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와 열연강판 호조로, 일반기계는 선진국발 수요 증가로 증가했다.
품목별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16.7%), 철강(13.3%), 일반기계(2.8%), 컴퓨터(1.7%) 등이 늘었고 석유화학(-3.6%), 선박(-3.8%), 무선통신기기(-4.3%), 자동차(-5.5%), 자동차부품(-9.3%), 섬유류(-13.7%), 석유제품(-21.6%), 가전(-28.0%)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20.8%)으로의 수출은 연말 소비 증가 등으로 두달 연속 20% 이상 증가했으나 중국·EU·일본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EU(-6.7%)는 유럽경기 둔화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본(-24.4%)으로의 수출 감소세도 지속되며 감소폭이 커졌다. 중국(-3.2%)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입은 자본재(8.2%)와 소비재(9.4%)는 증가했으나 유가하락 영향으로 수입액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10.3%)가 감소하며 총수입이 감소했다.
원자재 중 철강(-5.6%)은 수입가 하락으로 감소했다. 원유(-13.6%)와 석유제품(-18.9%)은 유가하락으로, 석탄(-21.8%)은 도입단가 하락으로, 가스(-9.3%)는 도입물량 감소 등으로 줄었다.
자본재의 경우 무선통신기기부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선박용부품이 증가했다. 지난달 1~20일 기준으로 무선통신기기부품은 15.0%, 선박용부품은 125.5% 늘었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12.8%, 반도체제조용장비는 73.5% 줄었다.
소비재는 1천500cc 이하 자동차 수입이 증가했다. 지난달 1~20일 기준 1천500cc 이하 가솔린자동차는 502.2% 늘었다. 1천500cc 초과 가솔린자동차는 9.0%, 2천500cc 이하 디젤자동차는 51.7% 증가했다. 액정디바이스도 26.5%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조업일수 및 유가 영향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했다"면서 "일평균수출은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고 수입은 유가하락 영향을 받은 원자재를 제외한 자본재와 소비재가 증가하고 있어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흑자는 한 국가의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출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들어 흑자폭이 확대될 경우를 말한다.
산업부는 올해 사상 최대 무역규모, 수출 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무역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5천750억달러(2.8%↑) 내외, 수입은 5천300억달러(2.8%↑) 내외, 무역수지는 450억달러로 전망된다. 무역규모는 1조1천억달러 내외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작년보다 8일 앞선 지난달 28일 오후 1시 7분에 1조달러를 돌파하며 4년 연속 1조달러를 기록했다. 달성 시점의 수출은 5천202억달러, 수입은 4천798억달러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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