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실질적 타결…쌀 개방 제외

[정기수기자] 13억 중국 거대시장의 빗장이 열렸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1지난 30개월간 끌어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양국은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거의 전 경제분야를 포괄하는 포괄하는 22개 챕터에 대한 FTA가 타결됐다.

상품 분야의 경우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천371억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키로 했다.

특히 막판까지 쟁점으로 떠오른 농수산물 분야는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개방키로 합의했다. 특히 쌀은 FTA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또 국내 주요 생산 농산품인 고추, 마늘 및 소·돼지고기, 사과, 배 등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48시간내 통관' 원칙, 700달러 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후 1년내 특혜관세 신청 가능 등 쟁점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우리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전담기관 지정, 대한(對韓) 투자 확대 및 한류 진출 확대를 위한 중국내 엔터테인먼트 개방 등에도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 4~9 개최된 한·중 FTA 제14차 공식협상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과 품목별 원산지기준(PSR) 등 모든 핵심 쟁점에 대해 최종 합의를 도출했다.

이어 이날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기술적인 사안을 연내 마무리할 것을 양국 협상단에게 지시했다. 양국 통상장관인 우리 측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중국 측 가오후청 부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중 FTA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이로써 2005년 민간 공동연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한·중 FTA는 2012년 5월 첫 번째 협상을 개시한 이후 30개월 만에 협상 실질 타결이라는 결실에 도달하게 됐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법률적 검토와 문안 수정 등 기술적 사안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까지 가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초 정식 서명을 거쳐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완료되면 공식 발효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향후 우리 경제 발전의 새로운 활력소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중 FTA 타결에 따라 대중(對中) 수출 연간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되며, 수출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후 관세가 모두 철폐된다.

정부는 철강(냉연·열연·도금강판 등)·석유화학(프로필렌·에틸렌 등) 등 일부 주력 소재 제품에 더해 패션(의류·악세사리 등), 영유아용품, 스포츠·레저용품, 건강·웰빙제품(의료기기 등), 고급 생활 가전(냉장고·에어컨·밥솥 등) 등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중 특혜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한·중 FTA 자유화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절감액 예상액이 54억4천만달러(약 6조원)에 달해 한·미 FTA(9억3천만달러)의 5.8배, 한ㆍEU FTA(13억8천만달러)의 3.9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부는 "기존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 위주로 바뀌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건설, 유통, 환경,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유망 서비스 시장에서 양허를 확보하고 금융, 통신 분야 규범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안정적인 제도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국은 협정 발효 후 2년내 서비스, 투자 공히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협상을 시작해 개시 후 2년 내 후속협상을 종료키로 합의한 바, 추가적인 중국 서비스 시장 개방의 기회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편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FTA 협상 타결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가 현재 세계 5위(60.9%)에서 3위(73.2%)로 도약하게 되며, 우리나라 전체 교역 중에서 FTA 체결국과의 교역 비중도 62.4%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