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이번엔 무선 청소기다."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엔 무선 청소기시장에서 맞붙는다. 내년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잠재력이 큰 고가 청소기 시장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션싱크'는 윤부근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을 대표하는 제품이고, LG의 '코드제로' 청소기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1위의 DNA를 이식하고 싶어하는 제품이다. 향후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두 회사의 자존심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회사 제품 모두 기존 무선 진공 청소기들이 100와트 미만의 흡입력, 10분 미만의 사용시간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일반(유선) 청소기와 같은 성능을 자랑한다.
17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모션싱크 코드리스'는 기존 모션싱크의 기능을 갖춘 '모션싱크 코드리스'는 전원 코드를 없애고 충전식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자유로운 이동과 사용이 가능하다. 4시간 충전으로 일반모드에서 약 40분, 터보 모드에서 약 15분간 지속 사용할 수 있다.무선 청소기로는 약 200와트(W)의 흡입력을 자랑한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LG의 '코드제로' 무선 진공 청소기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기반으로 청소 성능과 편의성을 높였다. 손잡이와 본체간 거리를 인식해 본체가 사용자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오토무빙 기술도 적용했다.
최대 출력 80볼트(V)를 구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파워팩을 내장해 일반 모드 기준 최대 40분, 강 모드에서도 17분 동안 청소가 가능하다. 흡입력은 무선 제품 중 최고 수준인 200와트(W)를 구현한다.
삼성의 무선청소기는 이달 중, LG전자의 청소기는 다음달 출시된다. LG전자의 코드제로 진공청소기는 90만원대에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가격이 미정이지만 LG전자와 비슷한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윤부근 vs 조성진 청소기서 2라운드?
청소기는 윤부근 사장과 조성진 사장이 각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제품군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모션싱크는 삼성 프리미엄 가전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국내 50만원 이상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 모션싱크는 지난해 6월 출시 1년간 누적점유율이 7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물청소 기능을 추가한 '모션싱크 워터클린'과 이번 '모션싱크 콤팩트', '모션싱크 코드리스' 를 출시해 모션싱크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하반기 전략 제품 발표회에서 대형가전이 아닌 '청소기'를 내세웠다.
조성진 사장은 지난 2012년말 HA사업본부장이 된 이후 청소기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말에는 쿠킹&클리닝 사업부에 있던 청소기 사업을 자신의 주전공인 세탁기사업(세탁기사업담당) 산하로 옮겼다.
조 사장은 "집에 청소기 9대를 일일히 사용해보고 이를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직원들과 사용 느낌을 공유했다"며 "개발하는 직원들이 다시는 청소기를 개발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무선청소기는 50만원 이상의 고가 청소기 시장으로 삼성·LG가 수익성 향상을 위해 겨냥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청소기 시장에서 두 회사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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