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첫 날부터 세월호 유족 만난다

[윤미숙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4박5일의 방한 일정을 소화한다.

교황 방한은 지난 1984년과 89년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국가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3월 즉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황의 공식 방문 목적은 가톨릭 수장으로서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을 만나러 오는 '사목방문'이지만, 종교적 상징성이 큰 만큼 국가원수 이상의 예우를 받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가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 때도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공항에 마중 나간 전례가 있다.

공항 영접에는 박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등이 참석한다.

세월호 유가족 4명을 포함한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피해자가족, 장애인 등도 교황 영접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후 교황은 주한 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해 개인미사 시간을 가진 뒤 오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환영식에서는 박 대통령과 교황이 우리 정부와 교황청 관계자 등 소수 인사만 배석한 가운데 면담을 나누고,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연설을 할 계획이어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면담 의제나 연설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화해·협력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 측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청와대 일정을 마친 교황은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을 만나는 것으로 방한 첫날 주요 행사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