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최근 '세월호 정국' 출구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명분은 '경제 활성화'다. 세월호 특별법과 청문회 개최를 둘러싼 여야 협상 난항으로 국회가 공전하는 바람에 민생경제 관련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5일 현재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하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 유정복 인천시장(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라는 야당측 요구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와 별개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에 대해 당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경제적 지원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청문회 관련 여야 협상과 피해자 지원 문제를 별도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이제는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야 논의가 세월호 관련 의제에 집중되면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까지 표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성태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와 특별법으로 국회가 마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협상의 틀을 깨버리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세월호 협상 때문에 민생 현안, 정부조직개편 등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못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리멸렬한 협상에 대해 가부간에 당 지도부가 판단해 줘야 한다"며 "국민들 앞에 이 문제 때문에 아무 것도 진행 못하는 국회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을 더 이상 보여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현재 의원도 "세월호에 갇혀 민생 현장이 죽어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도 세월호 문제는 세월호 문제대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사고가 난지 100일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세월호에 갇혀 민생과 서민을 외면하는 정치권이 돼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강기윤 의원은 "진상조사위원회나 특검을 해도 지금 거론되고 있는 것 이상 나올 게 없을 것"이라며 "처벌, 재발방지 대책,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해 야당이나 기타 다른 단체에서 요구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국민에 소상히 밝혀 협상이 왜 지지부진한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 통과 없이 다른 법안 통과는 없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도 "세월호 특별법, 세월호 국조특위 증인 채택 문제 등으로 인한 국회 마비 상태를 타개하고 서민의 삶을 보듬고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19개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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