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앞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 기준이 강화된다. 또 보험사의 RBC비율(은행권의 BIS비율 같은 자기자본 비율규제)을 연결방식으로 변경한다.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 강화를 위한 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에 대한 대비에도 돌입한다.
3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제도 선진화 종합로드맵'을 발표했다. 건전성 감독과 보험부채 평가제 개선을 중심으로 추진하며, 오는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보험산업의 국제신인도 제고를 위한 것으로, 투자자와 보험사의 예측가능성을 높이자는 의도도 포함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제고 개선, 어떻게?
재무건전성제고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금리 및 신용리스크 측정시 적용되는 통계적 신뢰수준을 상향(95%→99%) 조정해 보험사 건전성 지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동일한 위험에 대해 더 많은 자본량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단일 위험계수로 인식하는 운영리스크를 영업·판매채널별 등으로 차등화·정교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연간 수입보험료의 1%를 일괄적으로 운영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 해외사례 등을 참조해 리스크요인간 상관계수를 현실화할 생각이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장수리스크를 RBC 산출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2015년중에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이후 해외사례,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도입을 추진한다.
◆자기자본제도 개선 방안은?
보험사의 자기자본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시범운영중인 연결RBC제도를 내년에 시행할 방침이다.
연결RBC는 보험회사(모회사)의 RBC비율 산출시 자회사의 리스크도 함께 반영하기 위해 연결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EU,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연결RBC 제도를 시행중이다.
금융당국은 또 보험사가 RBC 산출시 자체 통계 등에 근거한 리스크측정 모형 및 위험계수를 사용할 수 있는 내부모형법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법규에서 일률적으로 정한 리스크측정모형 및 위험계수를 사용하는 '표준방법'을 쓰고 있는데, 이와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중에 방안을 검토하고 이후 국제적 추세를 감안해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내부모형제도를 이미 시행중이며, 보험권도 유럽 등에서는 내부모형 체계를 도입을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과거 통계자료에만 근거한 양적규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험회사의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수준·체계에 대한 질적규제 체계(ORSA) 도입도 추진한다.
ORSA(Own Risk and Solvency Assessment)는 보험회사가 자체 리스크관리의 적정성과 현재 및 미래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말한다. 2014년중에 방안을 마련해 2015~2016년에 시범운영을 거쳐 2017년에 시행할 계획이다.
◆보험부채 합리화 방안은?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보험부문(IFRS4) 2단계 도입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IFRS4는 국가별 다양한 보험회계 관행을 일시에 조정하기 어려워 2단계에 걸쳐 기준서 제정작업을 진행중이다. 2015년에 2단계 기준서가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감안해 보험회사의 재무적 영향 분석과 제반 회계시스템 정비, 관련 법규개정 등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IFRS4 2단계 도입에 맞춰 효과 분석과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책임준비금적정성 평가제도도 개선한다. 장래 금리추이를 보다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 금리추정 방법을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2018년 IRFS4 2단계 도입 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미보고발생손해액 산출시 통계적 안정성 확보를 위해 최소 5년 이상의 통계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통계기간, 최저한도에 대한 세부 산출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나 보험회사에 보고되지 않은 보험금에 대해 향후 지급준비금을 추정한 금액이다.
금융당국은 미보고발생손해액 산출결과에 대한 사후검증을 강화하는 한편, 산출기준 변경에 대한 내부통제도 강화할 생각이다. 기존에 마련된 방안을 2014~2015년중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보험감독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고 대외신인도가 제고될 뿐 아니라, 보험소비자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중 보험업감독규정 및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로드맵 일정상 2014년 및 2015년 시행예정 사항에 대한 규정화 작업을 우선 완료할 예정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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