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정부의 2기 경제팀이 도입을 추진중인 적정유보초과소득세 개념이 시장의 오해를 사고 있으며, 재도입될 경우 삼성전자의 세금이 상장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한국투자증권의 노근환 애널리스트는 우선 "적정유보초과소득세(이하 초과소득세)는 정부(법)가 정하는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금액을 기업이 내부에 유보할 경우 이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라며 "기업의 내부유보금(이익잉여금)이나 현금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초과소득세에서 정의하는 적정유보는 기존에 적립된 유보금(stock 개념)이 아니라, 매년 적립되는, 혹은 적립될 유보금(foow 개념)을 지칭하는 것으로, 물론 기존에 내부유보금이 많은 기업이 대상이 될 확률이 높지만 과세기준은 매년 발생하는 소득(기업의 이익)에서 법이 허용하거나 권장하는 일정한 법정 적립금을 차감한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과세대상소득=유보소득-적정유보소득(법에 의해 허용되는 적립금 등이 반영된 유보소득)'이라고 정리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아직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도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한국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MSCI 글로벌 인덱스 기준 배당수익률은 2.6%, 배당성향은 38%지만, 한국의 배당관련 지표는 글로벌 평균의 절반도 안된다"며 "우리나라보다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의 배당지표도 우리나라 배당지표보다 높다"고 꼬집었다.
또한 "주주이익 환원 요구가 확대중인데, 주주이익 환원 확대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지분의 실질적 가치 격차를 줄여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이 내부유보로 남으면 이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은 최대주주의 몫이 되지만, 배당은 지분율대로 공평하게 분배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최대주주에게도 배당금 확대가 유리해지는 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지분율 제고를 위한 자금마련 차원에서 유용하다는 것이다.
◆초과소득세 안낼 경우, 삼성전자 세율 2.2%p 올라
노 애널리스트는 "초과소득세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 비율)이 47.6% 미만인 기업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ROE가 높은 우량기업들은 초과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익처분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13년 이익과 배당성향 기준으로 계산한 삼성전자의 예상 초과소득세는 5천300억원으로, 2.2%p의 세율상승과 3%의 이익 감소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 역시 세금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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