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품으며 과거 조희팔 사건을 거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떨어진 매실밭에서 발견된 사체가 유 전 회장이 맞다고 22일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른쪽 지문 확인 결과 유병언이 맞다"며 "유병언 집무실 채취 DNA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구원파 계열사가 제조한 스쿠알렌 병 등이 발견됐고 시신이 신고 있던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 신발, '로로피아나' 정장 등 정황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변사체 발견 정황상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먼저 회장 신분인 유병언이 측근들과 떨어진 채 홀로 죽음을 맞은 점, 마지막으로 생존이 확인된 5월25일 이후 2주 만에 시신이 백골이 드러날 정도로 완전 부패한 점, 술을 전혀 먹지 않는 유병언 시신 주변에 술병이 널려 있던 점, 도피 행각을 벌일 만큼 삶의 의지를 보였던 유병언이 보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 없다는 점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문을 품으며 과거 조희팔 사건을 거론하고 있다. 조희팔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다단계 판매업체를 통해 3만 여 투자자에게 4조원 이상을 가로챈 사기꾼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조희팔이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발표로 그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 바 있다.
조희팔 사망 당시 수사당국은 이미 화장된 유골의 DNA를 감식하지 못했다. 이후 중국에서 조희팔을 봤다는 목격담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수사당국이 거짓으로 사망 사실을 알렸다는 의혹을 아직까지 사고 있다.
이에 소설가 이외수는 "시신이 너무 부패해서 지문을 채취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다음 오른손 지문이 유병언과 일치한다고 발표하다니, 믿기 어렵습니다"라며 "이제는 손가락이 절단된 것으로 알려져있는 유병언의 왼쪽손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 주어도 못 믿을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글을 남겼다.
네티즌들은 "마지막 생존 확인 열흘만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한 시체. 40일 걸린 신원 확인. 사실과 허구, 현대와 고대를 오가는 SF 무협판타지", "100일이 다 되도록 느낌표도 쉼표도 마침표도 없고 물음표만 늘어나는구나", "유병언이 사체로 발견됐다 해서 세월호 참사 및 구조 실패에 대한 진실규명 이유가 없어지는 것도, 사고 및 대책에 대한 정부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 것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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