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당초 야당으로부터 '절대 불가' 인사로 분류됐던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가 예상과 달리 우호적인 평가를 받아 인사청문회 통과가 희망적으로 바뀌고 있다.
7일 오전 열린 이병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정원 직원이 인사청문회장 안에서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박영선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 사찰'이라고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그러나 곧 분위기는 반전됐다. 야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지적했던 지난 2003년 차떼기 개입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가 "한 때 정치자금 전달 사건에 관여한 것을 가슴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누구보다 잘못한 것을 잘 알기에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사과하면서 집중 공격 대상이 사라졌다.
또한 이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이 계속된 정치 관여 우려에 대해 "주머니 속에 사표를 갖고 다니겠다. 이번이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을 밝히면서 분위기는 이 후보자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오후 질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이병기 후보자에 호의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전임 남재준 국정원장이 군 출신 인사들을 국정원에 데리고 들어갔다가 남겨뒀다면서 "인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이 분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를 전제로 한 발언이다.
박 의원은 이후 질의에서 "이렇게 우호적으로 청문회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고, 국정원 개혁에 대해 충고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 역시 대북 문제에 대한 후보자의 소신을 질문하며 "유연한 생각으로 '전임 국정원장보다 그래도 낫지 않아'라는 평판도 이같은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후보자 청문 서류에 후보자가 북방 정책 입안에 참여했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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