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사장 'LG 무선 청소기'승부수, 통할까

[민혜정기자] LG전자가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외산 업체들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최근 국내 중·저가 청소기 시장이 포화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50만원 이상의 진공청소기, 로봇청소기, 무선청소기 등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무선청소기는 1인가족 수요 증가, 청소기의 배터리 및 흡입 성능 향상 등으로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제품군. LG전자는 조성진 사장이 직접 이를 챙기고 나서, 무선 청소기로 외산 업체들과 격돌을 예고했다.

고가 청소기 시장을 주름 잡던 외산 업체들도 마케팅 수위를 높이고 있어, 국내와 외산 업체간 치열한 승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를 국내에 출시한다.

특이 이번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는 LG 가전 사업 수장인 조성진 사장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쿠킹&클리닝 사업부에 있던 청소기 사업을 조 사장의 주전공인 세탁기사업(세탁기사업담당) 산하로 옮겼다.

조성진 사장은 지난 1월 CES에서 "오븐이나 빌트인, 청소기 사업 등도 가전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사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4월 세탁기, 청소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등으로 구성된 소형가전 패키지 '꼬망스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도 이 중 하나.

이번에 자체 생산, 출시되는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는 스틱과 핸디 형태가 결합된 '2 in 1' 타입. 일반적 청소기와 같은 스틱 형태로는 넓은 공간, 핸디 형태로는 좁거나 후미진 공간을 청소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교체형 리튬 배터리 2개로 최대 70분 작동하며 스파클 레드·크롬 메탈·럭셔리 라임 색상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3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LG전자가 선보인 무선청소기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이었다면 이번에 출시되는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는 자체 개발하고 생산한 제품"이라며 "사용시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무게 2.7kg의 얇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판커지는 청소기 시장, 외산 vs 국산 '격돌'

LG전자가 가세하면서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불꽃 튀는 경쟁도 예상된다. 국내 업체 공세에 맞서 필립스·일렉트로룩스·다이슨 등 외산업체들도 올 상반기 무선 청소기를 잇따라 출시, 국내 시장에서 진지를 구축에 총력 대응하고 나선 때문.

가전업계 관계자는 "저가 진공 청소기 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해서, 국내 가전 업체들도 로봇, 무선, 고가 진공청소기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며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전체 청소기 시장의 5% 수준이지만, 삼성·LG외 외산업체가 격돌하며 판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외산 업체들의 대응도 만만찮다.

필립스는 지난달 유선 청소기급 흡입력을 갖추기 위해 자사 파워 싸이클론 기술을 적용한 '파워프로 듀오'를 20만원대에 출시했다.

일렉트로룩스도 지난달 사용감을 중시한 핸디형 무선 청소기 '라피도 리튬'을 10만원대에, 핸디청소기와 스틱청소기가 결합된 '에르고라피도 2 in 1' 청소기를 지난 2월부터 2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에르고라피도의 경우 두 개의 청소기가 분리되는 콘셉트의 TV광고도 방영됐다.

다이슨은 유선 청소기에 이어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도 고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20만~30뭔대에에 무선 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무선청소기 'DC62'를 80만원대에 지난 3월 출시했다. DC62는 유선 청소기의 성능을 지원하기 위해 초당 15리터의 공기를 빨아들이는 디지털모터 V6를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도 가볍고 편리한 청소기를 선호하면서 무선 청소기에 대한 호응도가 커지고 있다"며 "무선 청소기 시장에선 배터리 사용 지속 시간, 디자인 등이 중요한 구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