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모토로라의 원형 스마트워치 '모토360' 출시가 임박하면서 둥근 형태의 스마트워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착용하기 편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우월한 원형 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는 웨어러블 기기의 이상적인 형태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존하는 스마트워치 대부분이 사각 디스플레이를 갖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디스플레이 제작이 어렵고 완제품 개발 시에도 완성도 높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제공하기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워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원형 디스플레이의 대중화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는 25일 구글 개발자 행사(I/O 컨퍼런스)에서 공개되는 모토360의 완성도와 사용성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10일 삼성, LG 디스플레이 측은 원형 디스플레이 자체를 만들기까지 컷팅 등 난이도가 높은 기술과 낮은 수율 문제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또한 픽셀은 사각형이지만 화면은 원형이므로 가장자리 부분에는 픽셀을 '계단'식으로 구현해야 해 픽셀 구조와 회로 설계를 달리 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직사각형인 디스플레이 원판을 직사각형으로 자르기는 쉽지만 원형은 기술 난이도가 높고 대량 생산이 어렵다"며 "특히 픽셀이 사각형이기 때문에 원형에 맞게 설계도 아예 새롭게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커팅 기술은 물론 긴 시간 축적된 패널 디자인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화면 정보처리에 있어서도 기존의 사각 화면과는 다른 독자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 업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 난이도 높고 수율 낮아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08년 6인치 타원형 LCD와 1.4인치 원형 LCD 개발에 성공한 바 있지만 상용화가 늦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적 난이도가 높으면 수율이 낮아 패널 단가가 상승한다는 점이 대중화에 발목을 잡는 큰 요인이 된다.
스마트워치의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비싼 부품을 사용하면 완제품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문제가 생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 기어2 등에 사각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 웨어러블 OS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모토로라의 모토360은 최소 500달러 이상의 가격이 책정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초반에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웬만한 스마트폰에 맞먹는 가격이다.
몇 년 전 모토로라에서 나온 원형 디스플레이 폰 '아우라'는 2천달러가 넘는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웨어, 둥근 화면 지원?
부품뿐 아니라 완제품 개발 시, '화면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대한 문제도 적지 않다.
제품 광고, 자동차 계기판 등 특수 목적으로 단순 설계 시 원형 디스플레이도 제 역할을 다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스템 운영체제(OS) 관점에서는 원형 및 타원형 디스플레이는 표시 불가능 영역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일반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이 모두 사각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원형 화면에서는 가장자리 부분이 잘리게 되는 것. 이 같은 문제로 사각 프레임을 가정하고 콘텐츠를 띄우면 비슷한 크기의 사각 디스플레이보다 원형에서 콘텐츠가 더 작게 보이는 문제도 생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운영체제 차원에서 원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응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모토360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구동 모습을 공개, 원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글씨는 원형의 가장자리까지 표시되는 것이 아닌 원안의 정사각형을 그린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하는 부분에만 글씨가 나타나 사각 디스플레이의 LG전자 G워치보다 표시 정보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경의 경우 사각형과 원형이 비슷하게 노출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둥근 디스플레이는 콘텐츠의 가장자리를 없애겠지만 구글 유저들은 전체 사용 경험을 고려할 때 이 단점을 곧 잊을 것"이라며 "둥근 시계는 사각보다 착용하기 편하고 보기에도 훨씬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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