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 핵심특허 만료에도 계속 주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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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 특허 1월말 만료…객체 프린팅 등 특허 여전히 걸림돌로

[김익현기자] “특허권이 3D 프린터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올해 초 대표적인 3D 프린터 제조기술인 선택적 레이저소결조형방식(SLS)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SLS 특허권 만료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3D 프린터 산업이 암중모색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 대해 IT 전문 매체 판도데일리는 SLS 외에도 여전히 많은 특허권들이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SLS 특허 만료됐지만…여전히 길목 지키는 특허 많아

지난 1월말 3D시스템즈가 보유한 SLS 특허권이 만료됐다. SLS 방식은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각종 물질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 3D시스템즈가 1997년 1월28일 취득한 이 특허권은 3D 프린팅을 활용한 제품 제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자동차, 항공, 선박, 의료 등 제조업 패러다임에도 중요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이 같은 기대감은 지난 2009년 또 다른 핵심 기술인 압출적층방식(FDM) 특허 만료 직후 이미 한 차례 확인됐던 부분. FDM은 필라멘트 형태의 플라스틱 소재를 녹여 노즐을 통해 분사, 재료를 층층이 쌓아 물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스트라타시스가 보유한 FDM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렙랩(RepRap)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됐다. 덕분에 3D 프린터 가격이 대폭 떨어지면서 저가 시장이 형성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3D 프린터 시장이 본격 꽃을 피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도 특허권 만료와 무관하지 않았다. 1월말 FDM보다 더 강력한 SLS 특허권 보호 기간이 만료될 경우 관련업체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올초 이코노미스를 비롯해 쿼츠, 테크크런치 등 주요 매체들도 연이어 3D 프린터 시장에 파란 불이 켜졌다고 전망했다. 특히 테크크런치는 “SLS 특허권 만료일은 3D 프린터 제조업체들에겐 위대한 날”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FDM 특허권 만료 직후 1만4천 달러를 호가하던 3D 프린터 가격이 300달러까지 떨어졌다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올해 3D 프린터 시장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특허들이 오픈소스로 풀리면서 대중화 바람이 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와이어드 '3D 프린팅 발목 잡는 특허 10개' 소개하기도

하지만 SLS 특허권이 만료된 뒤에도 별다른 활기찬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판도데일리는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 등이 여전히 많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만료된 것들은 전체 3D 특허권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판도데일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스트라타시스가 보유한 객체(Object) 프린터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은 프린터 헤드를 여러 개 만들어 최대 18개 물질까지 한꺼번에 출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술이다.

프로토타입을 대량으로 제작하는 데 유용한 기술인 셈. 하지만 객체 프린터 관련 디자인 기술은 특허권으로 묶여 있다. 사용하려면 거액의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당연한 얘기지만 어설프게 비슷한 모양으로 제작할 경우엔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특허권 외에도 스타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 등 주요 업체들이 보유한 수많은 특허권 때문에 3D 프린터업체들이 쉽게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판도데일리가 전했다.

이와 관련 와이어드는 지난 2012년 스타라타시스의 ‘고온 모델링 기술’(특허번호 872)을 비롯해 3D 프린터 산업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10개 특허권을 소개하기도 했다. 웬만한 부분엔 특허권이 길목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3D 프린터 제작에 쉽게 착수하기 힘든 상황이란 것이다.

전자프론티어재단(EEF)을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오픈소스로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특허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고 판도데일리가 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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