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향후 정치권의 주도권을 결정할 6·4 지방선거 결과 여야 누구도 민심을 독차지하지 못했다.
5일 새벽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에서 승리해 절묘한 균형을 맞췄다.
이번 선거가 세월호 참사라는 초유의 국가적 위기로 인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경기도를 지켜내고 인천을 얻은 새누리당은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서울시장과 충청권 전역, 강원 등 중부권을 모두 얻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추후 집권의 희망을 갖게 됐다.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 박근혜 대통령을 선거에 연결시키면서 패배시 정권 차원의 상처가 불가피했지만, 보수의 집결로 안도감을 되찾게 됐다. 여기에 친박 주류 후보인 인천의 유정복 후보와 부산의 서병수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정권 차원의 체면도 세웠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완패할 뻔한 당을 또 다시 구해내는 '선거의 여왕'으로써의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공언한 국가 대개조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친박 주류 중심의 여권 구도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대 정국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중부권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을 선택한 것은 집권 여당은 물론 청와대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이 지역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지난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6·4 지방선거에서는 격전 끝에 모두 새누리당을 외면했다.
반면 야당은 중부권을 얻는 성과를 거뒀지만 세월호 참사 속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바로미터인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무게를 잃은 것은 뼈아프다.
서울의 박원순 시장은 승리했지만, 경기도의 김진표 후보와 인천의 송영길 후보는 새누리당에 박빙 표차로 밀려 패배의 쓴잔을 맛봤다. 특히 현역 시장인 송영길 후보의 패배는 상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송 후보는 재선에 성공했다면 또 한명의 야권 대선주자가 될 재목이었다.
이렇듯 여야가 누구도 뚜렷이 승리라고 웃을 수 없는 8대 9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후 '세월호 국회'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월호 참사는 두 말할 여지 없이 6·4 지방선거 최대 이슈였다.
세월호 국정조사는 사고의 원인과 참사로 발전되는 과정에서 정부 조직의 적폐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이슈가 길어질수록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근본적으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적극 대변한다면 오히려 박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미니 재보선이라 불리는 오는 7·30 재보선 역시 다시 한번 여야 간 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전국 단위의 10곳이 넘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벌어지는데 이는 민심을 확인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로 벌써부터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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