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과열경쟁이 반복되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휴대폰 일부 기종에 최대 100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투입됐다. 비단 한 통신사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모두 보조금을 기준 이상으로 투입된 정황이 포착된다.
영업재개 첫날인 20일부터 G2, 갤럭시S5 등 최신 스마트폰에 보조금이 투입되더니 지난 23일에는 '523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보조금이 시장에 풀렸다. 갤럭시노트3가 10만원 선에서 판매됐고 G프로2, 베가시크릿업 등은 공짜로 팔리기도 했다.
'523대란'이 주요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24일과 25일에는 보조금 지급이 줄어들었다. 정부의 제재를 우려한 이통3사가 동시에 보조금 지급을 출소했기 때문이다.
휴대폰 판매점주는 "영업정지 이후 대란 수준의 고객과 판매점을 모두 울리는 터무니없는 보조금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약간이나마 기대했다"며 "하지만 20일 영업재개 부터 23일까지 나오는 보조금 정책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판매점 주인은 "20일 영업재개 첫날부터 80만원~1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정책이 내려왔다. 기가 차더라"라며 "정책이 내려오면 그 정책대로 팔 수밖에 없다. 그러다 정책이 중단되면 다시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한다. 결국 우리만 또다시 폰팔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통사들은 서로 경쟁사를 비방하기에 바쁘다. 자신들은 보조금을 투입하고 싶지 않았지만 경쟁사가 먼저 보조금을 쓰니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해묵은 변명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영업재개 전부터 예약가입 등 불법, 편법적인 영업이 시작됐다. 보조금도 기준보다 많이 투입해서 예약가입을 받은 경쟁사 때문에 보조금 투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경쟁사가 최신단말기에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영업정지로 감소한 가입자를 메우기 위해 보조금 지급을 먼저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이통사들의 이같은 보조금 투입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영업재개를 앞두고 시장이 과열될 것을 우려,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할 경우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이통3사에 전했다.
방통위는 "과열 주도 사업자에 대해 강하게 제재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방통위는 조사팀을 구성해 불법보조금 지급에 대한 실태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는 "현재 이통3사의 보조금 투입에 대한 실태점검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과열된 것이 확인되면 지속적으로 이통3사에 안정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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