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자력법 줄다리기 '평행선'…'무책임' vs '남 탓'

[채송무기자] 새누리당이 24일 오후까지 원자력방호방제법을 처리할 것을 야권에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원자력방제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날도 민주당에 '국격의 문제'라며 강하게 협조를 요청했다. 황우여 대표부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원자력방호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만큼 야당이 처리에 함께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 대표는 "그간 아무런 이의도 없이 심의되던 이 법이 아무 상관없는 방송법과 연계돼 처리되지 못한다는 것은 새정치를 하겠다는 민주당으로서도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라며 "주말에 김한길·안철수 공동위원장에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또 드렸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마지막 순간이라도 핵테러방지법과 복지3법 처리를 해보자는 심정으로 주말에도 야당 지도부와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원자력장호방제법은 항상 협상의 최우선 순위에 있던 법인데 이제와 야당이 정부여당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익과 안보에 관한 일을 민생과 아무 상관도 없는 방송법과 연계해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야당"이라며 "국제 사회에서의 국익이나 안보, 국민 여론을 아랑곳 않고 당내 소수 강경파 눈치만 살피는 야권 지도부가 새정치를 운운할 자격이 있나"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원자력방제법에 대한 새누리당 정권의 태도를 보면서 몰염치한 정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책임은 티끌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직 야당에 책임전가를 하는 것은 몰염치를 넘어 비겁한 태도"라고 역공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권력 유지에만 집착하는 잘못된 태도"라며 "새누리당과 대통령, 총리가 이야기했던 원자력법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공정방송법과 민생법을 같이 처리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원포인트로 처리할 의사가 있다"며 "정부여당은 야당을 겁박할 것이 아니라 양보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으로 편파왜곡 방송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2012년 서울회의에서는 한국인 대통령이 한국에서의 비준 및 법안 통과 여부를 다음 회의 때 보고해야한다는 명시가 어디에도 없다"며 "핵테러억제협약과 개정핵물질방호협약은 이미 비준됐고, 국내 이행 법안도 2014년까지만 처리되면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