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1년]알뜰폰 떴지만…체감 통신비는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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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성공 그나마 위안거리, 고가 스마트폰 정책 실패

[허준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통신부문에서는 알뜰폰의 성공 속에서도 가계통신비 부담경감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휴대폰 가격과 전가족 스마트폰 시대로 전환되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정부의 강력한 요금경감 의지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해지고 있다.

◆朴정부 첫해, 가계통신비 오히려 상승

박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지만 지난 1년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통신비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통향 통계를 살펴보면 가계통신비가 1년동안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가계통신비는 15만1천100원이었지만 4분기에는 15만4천800원까지 늘었다. 박근혜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천명했지만 실제로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에서 일반전화 요금과 인터넷 이용료 지출은 줄었지만, 고가의 스마트폰 가격이 포함되는 항목인 ‘통신장비’ 부문의 지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더 크게 했다.

전국 2인이상 일반가구 8천700가구를 대상으로 응답자가 직접 가계부에 기입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이 결과는 우리 국민의 가계통신비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눈여겨 볼만하다.

◆알뜰폰, 그나마 朴정부 통신정책 체면 살려

지난 1년 박근혜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새 정부가 밝힌 정책은 ▲알뜰폰 활성화 ▲스마트폰 가격인하 유도 ▲통신비 부담 경감 및 이용자 선택권 강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 수는 총 248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4.5%를 차지한다. 지난 2012년 12월말 기준 126만명에서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는 지난 2013년 9월27일 시작한 우체국의 알뜰폰 수탁판매 개시가 큰 영향을 끼쳤다.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창구 역할을 하면서 가입자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이다. 우체국 알뜰폰은 판매 개시 100일만에 가입자 4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알뜰폰 정책은 통신 계열사의 사업참여, 대기업의 자회사 참여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들은 알뜰폰 사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은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계속된다면 알뜰폰 사업의 탄력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 성공으로 통신요금 인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대기업참여 논란보다 알뜰폰의 사후서비스(AS) 등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치솟는 스마트폰 가격, 서민부담 가중

알뜰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통신요금 관련 정책들은 제자리 걸음을 걷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미래창조과학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통신비 부담 경감 및 이용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이동전화 가입비 폐지 유도 ▲선택형 요금제 출시 ▲선불요금제 출시 유도 ▲무선인터넷전화(mVoIP) 완전 개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은 가입비 폐지 사안으로, 오는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가입비가 폐지된다. 지난해 40%를 인하했고, 올해와 내년에 나머지 각 30%씩이 인하되면 가입비는 완전히 없어진다.

하지만 선택형요금제 출시는 SK텔레콤만 작년에 시행했으며, LG유플러스는 올해 1월, KT는 아직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선불요금제도 알뜰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며 무선인터넷전화 완전 개방은 LG유플러스에서만 실시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아직 3만~4만원대 요금제에서 무선인터넷전화를 막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인하 유도 정책은 사실상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제기했던 '보조금 차별지급 금지법'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새벽 통신 대리점 앞에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늘어선 줄을 대통령이 지적하는 일까지 벌어지기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실효성있는 재발방지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을 막지 못하면서 여전히 초고가 스마트폰이 득세하고 있고 중저가 단말기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통신 서비스에 지출되는 비용은 2012년보다 1.6% 감소했지만 스마트폰 등 통신장비 비용이 40.2% 늘었다는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이같은 현실을 잘 보여준다.

갤럭시S4 LTE-A(95만4천800원), G2(95만4천800원), 갤럭시노트3 (106만7천원) 등 주력 스마트폰 가격은 100만원 안팎에서 판매되고 있다.

◆"통신비 경감 의지는?"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미래부와 방통위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스마트폰 가격이 시장과 장소에 따라 몇 배씩 차이가 나고 스마트폰을 싸게 사려고 추운 새벽에 수백 미터 줄까지 서는 일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정책당국의 가계통신비 경감에 대한 정책의지가 강한 지는 의문으로 보인다.

미래부의 지난 17일 대통령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작년과 달리 가계통신비 경감과 관련한 정책이 부각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는 가입비 폐지와 스마트폰 요금제 개선 등을 일부 포함했을 뿐이다.

가계통신비 부담은 늘지만, 개선책은 기존 추진사안 중심으로 보고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큰 영향을 미칠 단말기유통구조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걸려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데이터요금 경감 방안과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계 통신비 경감 대책'을 제시하고 나서 정부의 단통법 통과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데이터요금 부담 경감 ▲통신요금검증위원회 설치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가계통신비 경감대책을 내놓으며 정부와 새누리당에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이 통신비 경감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기존 논의들의 진전이 더디게 될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가계통신비 인하에 큰 효과가 없다며 새로운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을 들고 나왔다"면서 "2월 국회에서 단통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지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단통법이 국회 때문에 늦어졌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박근혜정부가 앞선 정부에 비해 통신문제에 소홀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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